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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는 괜찮습니다. 다만……)

하아……
(절로 한숨이 나옵니다.)


(받아도 지랄, 안 받아도 지랄할 것 같은데.)
……(짧은 고민 끝에 무시하기로 합니다. 바빠서 못 봤다고 하면 지가 어쩔 거야?)


(열차의 화장실 칸 쪽으로 나온 후에야 김솔음에게 다급히 전화를 겁니다.)
아, 주임님… 열차 안이라 좀 정신이 없었습니다.
일부러 안 받은 거 아니에요, 진짜로요.

「다음에는 더 민첩하게 받도록 해.」

(김솔음 개새끼……쉬는 날에 전화질이야.)
근데 무슨 일이신지……?




오늘은 외박할 생각이었는데요.
(사실 아니지만 이 새끼 때문에 불안해서 들어갈 수가 있어야지. 어쩌다 이런 싸패새끼가 룸메여서 내 신세야……)





사갈게요.

「천천히 빨리 와.」


(포카리에 독을 타겠습니다. 넌 뒤졌다 개자식아.)

(나도 이런 내가 존나 한심하다…… 그래도 어쩌겠어. 싸패새끼한테 피 말리다가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것보다야 백 번 낫지.)
(김솔음의 방문을 똑똑, 노크합니다.) 주임님, 포카리 사왔어요.


(그리고 김솔음의 방 안을 빠르게 훑습니다. 뭐라도 정보가 될만한 건 없나. 이 새끼 약점이라도 좋으니까.)

근데 어디 아프세요? 상태가 영…안 좋으신 것 같은데.


(그 말에 움찔하며 소매로 코와 입을 막고 반 발자국 물러납니다.)
그러면 병원에나 가지 왜 사람을 불러요!? 옮으면 책임지실 겁니까!?


(그리고 난 한 번 감기 걸리면 지독하게 오래 가는 스타일이라고!)

(포카리를 한 모금 깊게 마십니다. 그리고 소매로 턱을 가볍게 훔치며 백사헌을 쳐다봅니다.)
전염성 없는 감기라니까 요란 떨지 마.

(이런 시답잖은 거짓말할 사람은 아니니까 기관지를 가리고 있던 팔은 내립니다.)
그나저나 주임님도 감기에 걸리시네요. (평범한 사람 같아서 좀 징그러운데……)






(뭐야, 이거 무슨 뜻인데. 경고? 수틀리면 목을 비틀어버리겠다는 협박인가?)
(불량하던 팔짱을 풀고, 눈치 보듯 어정쩡하게 공손한 자세가 됩니다.)
(대충 어울려주고 빨리 튀자.) 그래서, 할 말이란 건……?


아니, 왜 하필 접니까? 다른 사람, 그, 더 친한 동기들도 있고…!




(난 실수해서 죽여도 괜찮다는 거냐 이 개자식아!!!!)
(주먹 질끈!) 그래도 이건 안……








(이건 미친 기회다. 까딱 잘못하면 재생 물약까지 탈탈 털어쓸 각이었는데…!)





(김솔음이 내려놓은 포카리 병을 힐끗 보더니 일부러 발로 툭 찹니다.)

(포카리 병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그 주변을 정리하는 척하면서, 뭐 정보가 될만한 게 없는지 빠르게 훑습니다.)





2. 수시로 열을 체크하거나 상태를 묻는 등 경과에도 주의를 기울입시다.
3. 체온계의 올바른 사용법을 준수해주세요.
4. 세 가지 이상의 약을 한번에 섭취하지 마세요.
5. 37도 미만의 환자에게는 한색, 38도 근처의 환자에게는 중성색, 39도 이상의 환자에게는 난색 음식을 권합니다.
6. 무채색 음식은 모든 환자에게 좋습니다. 그러나 과하면 독이 됩니다.

(누워 있는 김솔음을 슬쩍 봤다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다시 안내문을 봅니다. 이 자식 설마 괴담 안에 있는 약국에 다녀온 건 아니겠지?)
(아무튼 여기서 노트북까지 열어보면 이상하겠죠. 약 먹이고 재운 다음에 편하게 뒤져봐야겠는데.)
(대충 아무 음식이라도 입에 쑤셔넣어주자. 냉장고가 있는 거실로 나갑니다.)



그냥 물만 줘.

그래도 빈속에 약 먹으면 속 쓰릴 텐데요?


(거실로 나갑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6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쯤 되니, 김솔음이 다녀온 곳이 진짜 약국이 맞긴 한 건지 의심되는데.)
(알 바는 아니긴 합니다. 안내문 대로 해서 잘못되면 김솔음은 지 팔자 지가 꼰 거고.)
(영수증을 대충 주머니에 구겨넣고 냉장고를 엽니다.)





(시발, 놀랬네. 왜 또 기어나온 거야 이 자식은……)
나온 지 3분도 안 됐거든요.


(밀쳐냈다가 좆되는 미래가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게다가 살짝 피하기만 해도 김솔음이 비틀대다가 쓰러질 것 같아서, 그냥 받침대 노릇하면서 얌전히 서 있습니다.)
(그나저나 열이 심상치 않은데. 이건 감기 수준이 아니라 진짜 뭐에 감염된 거 아냐?)
주임님, 웬만하면 병원 가서 입원하시죠. 아무리 봐도 이건 감기 아닌 것 같은데요?








병원에도 의사랑 다른 환자 다 있거든요.




아, 이제 무거우니까 비켜요!
(어깨를 신경질적으로 으쓱합니다. 너무 세지는 않게.)


(아오, 가만히 누워 있을 것이지, 지 몸도 못 가누면서 왜 돌아다니냐고! 가지가지하네 진짜……!)





(할 말이 많지만, 굳이 하지 않습니다.)

주임님, 혹시 쓰러져서 뒤통수 깨지고 싶으세요?
이상한 취미가 있으시네. 도와드려요?

네가 가만히만 있으면 문제 없잖아.






(방심하고 있을 때 대가리 깨트리고 아이템 훔쳐서 튀고 싶다. 저 정도로 아파 보이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살짝 각을 재봅니다……)


(제 허리 근처에 감긴 팔이 불쾌한 듯 뻣뻣하게 굳습니다. 씹, 이, 이게 무슨……)
(괜한 반발을 일으킬까 눈에 띄는 저항은 못 하고 살짝 몸을 뒤척입니다.)


……주, 주임님, 지금……



나 먹으라고 준비한 거잖아.







(맹수 아가리에 목덜미가 물린 듯한 긴장감…… 단어 그대로 잡아먹히는 줄 알았습니다. 뭐지, 내가 선택을 잘못했나? 곶감 하나 주워먹겠다고 호랑이굴로 들어가는 격인가?)
……
(순순히 뒤따라가든 내빼든, 어떤 선택지도 좋은 미래가 그려지지 않습니다. ……하, 일단 심기 거스르지 말자. 빠르게 약을 찾습니다.)


……(무어라 말을 붙이려다 포기합니다. 시발, 무서워서 살 수가 없네.)
(대신 책상으로 가 약을 꺼냅니다. 알약인가?)

(대충 손에 잡히는 약을 챙기다가 무심코 카드에 눈길이 갑니다.)






……
……백사헌.
간호 안 해?

하, 하죠. 해야죠…
(머뭇거리며 김솔음에게 다가갑니다. 사람 죽일 눈빛으로 꼬라보는데 여기서 내가 뭘 어떻게 하냐고……!! 씨발……!!!)

(예전에 누나가 어떻게 해줬더라……)
(…잠시 낯빛이 어두워집니다. 쓸데없는 생각을 떨쳐내고는 오른손을 뻗어 조심스럽게 김솔음의 이마를 짚습니다.)

이마가 너무 뜨거운데……
물수건이라도 가져올게요.

뭐,





(하씨… 정신 붙잡고 있다는 말 취소. 이미 꼭지가 돈 것 같은데…)
(이거 잘못된 약 먹여서 상태 더 나빠졌다가는……)

(백사헌의 손이 마치 쿨팩이라도 되는 것처럼, 천천히 얼굴의 윤곽을 타고 내려 붉게 익은 뺨까지 치댑니다.)

(그나저나…)
(…악랄한 싸패새끼도 아프니까 애처럼 구는구나.)


(잡히지 않은 손을 뻗어, 김솔음의 헝클어진 머리를 온화한 (척하는) 손길로 쓰다듬습니다.)
많이 아파요?

……응.


그랬으면 좋겠다…
계속, 아무 일 없이…
아무도 아프거나 다치지 않고…

주임님이 있으니까 괜찮지 않을까요.
저도… 따지고 보면 주임님 덕분에 몇 번 살았고.

뇌에서 싹 지워버린 줄 알았는데. 양심 없게.

예, 에… 주임님이 수고하시는 건 다 알고 있죠.
근데……가끔은 너무 혼자 떠안으시는 것 같아서 걱정됩니다.


그런데 부담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결국 무너지는 법이잖아요, 사람이란 게. 그럴 때는 옆에 누군가가 있는 게 도움이 될 때도 있고요.
그래서 제가 주임님의 짐을 좀 나눠가지고 싶은데…
혹시 그동안 말 못 한 게 있으시면 털어놓으셔도 돼요.
(뭐라도 좋으니까 불어라…! 이왕이면 나한테 도움이 되는 정보로!)

……너, 후회 안 하지.







(분명 지쳐보이는데도, 냉기를 넘어 살기가 서린 듯한 김솔음의 시선에 심장이 날뛰기 시작합니다.)





털어놓으려는 사람 미안하게.


기껏 말했는데 돌아오는 반응이 그거면 내가 슬프잖아.

(들으면 좆된다.)






그, 그러니까 이번 한 번만 넘어가주시면……







(그 잠깐 사이에도 손에 땀이 흥건히 찬 게 느껴집니다. 병에 처걸려온 건 저자식인데 왜 고생은 내가…)
(거의 뛰다시피 화장실로 들어갑니다. 도망치는 걸로 오해받을까 봐 차마 자기 방으로 못 가고 결국 김솔음 방 화장실로 들어가는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김솔음이 말하려는 게 무엇이었든,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절대 내 신상에 좋을 말은 아니라는 것.)
젠장……(더이상 엮이지 말자. 빠르게 약 먹이고 아이템 챙기고 튀는 거야.)
(대충 수건 한 장을 물에 적셔 가지고 나옵니다.)

(수건을 네모로 접어서 김솔음 이마에 대줍니다.)




(잠시 망설이다가…… 김솔음이 입고 있는 셔츠의 윗단추를 두 어개 풀어줍니다. 그리고 다시 약을 보러 갑니다.)

(주변을 두리번거립니다. 체온계가 있나?)

(주저하다가 결국 다가갑니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기계적으로 방긋 웃습니다.)
저… 주임님. 혹시 체온계 같은 건 안 받아오셨어요?




(비명과 동시에, 튀어나간 팔로 김솔음을 밀쳐냅니다.)





(피부가 찢어져 얕게 피가 새는 어깨를 부여잡고, 폭발적으로 소리칩니다.)
이 씨발, 개자식이… 지랄도 정도껏 해야 받아주지!!
꺼져, 꺼지라고!!

…네가, 먹어도 된다며.


이제 와서 못 ■■다고?

(당장 도망쳐야 한다. 그런 예감이 뒤통수를 갈깁니다. 벌떡 일어나려는 찰나, 어깨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통증에 몸을 와락 웅크립니다.)
으윽……

오, 오지 마… 죽여버리기 전에 가까이 오지 말라고!!
(어마무시한 공포가 몸을 지배합니다. 어떻게든 살기 위해 핑글핑글 어지럽게 돌던 머리가─그 와중에 하나의 정답을 도출해냅니다. 김솔음에게 올바른 약을 먹이는 것만이 유일한 탈출방법이라고.)


제발, 그만, 아윽, (계속 이어지는 섬찟한 고통에 경기 일으키듯 몸을 바르작거립니다.)


(전신을 파득거리면서 힘빠진 손으로 김솔음의 뒤통수와 셔츠를 쥐어뜯듯이 당깁니다.)


(손에 잡히는 뭐라도 흉기로 쓸 셈으로 바닥을 더듬습니다.)

(단맛. 지독하게 단맛이 나.)



(절망하려던 순간, 약을 먹이기 위해서는 정확한 체온을 재야한다는 것을 떠올립니다. 힘으로 이길 수도 없고, 죽일 도구도 없다면, 당장 이것 밖에 방법이 없잖아!!)
(……김솔음의 거부를 막기 위해 일부러 고개를 틀어 키스에 열중하는 척하면서, 몰래 김솔음의 귀에 체온계를 집어넣습니다.)




(곰탕이 찰랑거리는 그릇을 냅다 처들어 김솔음에게 던져버립니다.)
(그러고는 빼앗긴 숨을 뒤늦게 헉, 헉…몰아쉬며 노트북으로 달려갑니다.)


(흰색이랑 검은색 중 어떤 걸 넣지?)






(경악하면서 흰색과 검은색 중 아무 약이나 집어 시럽에 털어넣습니다.)
(털어넣은 약 : 1 <흰색/검은색>)


| 기준치: | 45/22/9 |
| 굴림: | 94 |
| 판정결과: | 실패 |
(늦었……)

(블라인드가 쳐지듯 시야가 깜깜하게 내려앉으려는 찰나, 이가 갈리도록 까드득 악물며 정신을 부여잡습니다. 너덜해진 왼팔을 필사적으로 외면한 채, 완성된 약을 제 입에 무작정 밀어넣습니다.)
(김솔음이 좆같은 병에 걸려 날 잘라 먹겠다는 둥 쌉소리를 지껄이는 판에 얌전히 약을 받아먹길 기대하는 건 최고로 멍청한 짓입니다. 그렇다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있다면──)

(힘줄이 끊어진 듯 축 늘어진 왼팔을 미끼 삼아, 순간 정신 팔린 김솔음에게 와락 입을 맞춥니다.)




(뱀의 혀는 보통 유혹적이라던데. 그런 이미지와는 정반대로 서툴고 어리숙하기까지 한 살덩이를 난잡하게 빨며, 마찰만으로 뜨거워지도록 억세게 엉겨듭니다.)

(대략 음료수 한 병 가량의 피가 빠져나간 몸이 오한이라도 온듯 으슬으슬 떨리기 시작합니다. 김솔음의 팔에 억지로 지탱당한 채, 뜨겁게 부대껴오는 혀를 멍하니 받아들입니다.)

(손바닥으로 백사헌의 등허리를 꽉 눌러 당기면서, 어정쩡하게 닫힌 다리 사이를 무릎으로 벌립니다. 그렇게 몸을 더 깊이 밀착시키고…)

(정신이, 없습니다. 피를 너무 많이 흘, 렸… 식은땀이 나고 머리가 혼미해집니다.)
(이미 머금었던 약 중 일부는 제 목구멍으로, 대부분은 김솔음의 입으로 넘어간지 오래입니다. 그런데, 도, 왜 안 멈추는 거야, 이 씨발, 김솔음……)


(표정이라도 확인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안대에 가려지지 않은 한쪽 시야는 이미 부옇게 흐려져 김솔음의 윤곽만 보일 뿐입니다. 바짝 붙은 가슴팍끼리 포개지고, 침으로 흥건하게 젖은 턱이 툭…툭, 부닥칠 때마다 온몸의 감각이 쭈뼛 곤두섭니다. 김솔음이 이로 내 혀를 끊어먹지 않았다는 것만이 위안이라니 좆같네 진짜……)

(아직 미약하게 단맛이 남은 혀를 욕심껏 얽으면서 백사헌의 팔뚝을 움켜쥡니다.)


……(멈칫하며 고개를 뒤로 빼자 해쓱해진 낯빛의 백사헌이 보입니다.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덜덜 떠는 모습, 그리고 피로 축축하게 젖은 채 힘없이 늘어진 왼팔을 차례로 인지하고……)
(…………젠장.)


백사헌, 괜찮아?

(아, 머리 어지러워. 더는, 무리……간신히 서 있던 다리가 무너지면서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집니다.)


(식은땀 범벅이 된 이마를 김솔음 어깨에 떨구고 파리한 입술로 중얼거립니다.)
……너,
이거… 싸게 갚을 생각하지 마.

…그러니까 넌 쉬어.







후담
솔음은 자신이 걸린 병이 감정을 부정적으로 증폭시키고 광기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설정
주말에 불러내도 덜 미안하면서, 여차하면 광기에 걸린 자신을 공격해서라도 본인을 우선해줄 상대=백사헌을 불렀음
근데 이렇게 심한 유혈사태가 일어날 줄은 몰라서, 심지어 백사헌한테 키.갈.을 할 줄은 전혀 예상 못 해서 상당히 당황했다고 합니다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