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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세인 로그 :: 창백한 푸른 눈 / 솔음사헌

* 시나리오의 스포일러 및 개변이 있습니다!

* 시나리오의 원본 링크 : https://posty.pe/ru2t6j

* 룰에 대한 설명 없이 로그만 있습니다.

일부 잡담과 룰의 해석이 달려 있는 로그는 이쪽을 참고해주세요https://winter123.tistory.com/45

 

 

 

 

 
시작 전, PC 백사헌의 사명을 공개합니다.
 
 
6:19AMNotice:<PC 백사헌의 공개 사명>
당신은 철저히 ‘위로 올라가기 위해’ 살아왔다. 수단이야 어찌됐든 기회가 있다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붙잡았다.
그런 당신에게 제안된 대규모 탐사 프로젝트 ‘아이테르누스’. 성공만 한다면 상상도 못 할 재산과 권한이 돌아올 거라 했다.
수년이 걸릴 긴 여정과 생존조차 장담할 수 없는 외계의 위험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도 당신은 이 제안을 수락했다.
위험 따위는 계산의 일부일 뿐이다. 이건 인생을 통째로 바꿀 도박이다.
당신의 【사명】은 이 프로젝트를 완수하고 지구로 돌아가 약속된 보상과 권력을 손에 넣는 것이다.
 

 

이어서 PC 백사헌의 비밀을 공개합니다.
 
 
6:26AMNotice:<PC 백사헌의 비밀>
김솔음은 당신이 세상과 맺은 거의 유일한, 그리고 진심으로 소중한 인연이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솔직히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것도 애인인 그의 덕이 컸다.
이번 프로젝트를 끝내고 돌아가면… 조금은 그의 눈에 괜찮은 사람으로 보일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 미친 여정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당신의 【사명】은 김솔음과 다시 만나 그에게 자신의 성과를 보이는 것이다.
 
ㆍㆍㆍ
 
 
 
창백한 푸른 눈
 
The Pale Blue Eyes
 
1인 6사이클 특수형
 
inSANe FanMade ScenarioWritten by. 전자친구
 
 
NPC 김솔음 PC 백사헌
 
Date 2025. 10. 11
 
 
 
-
 
#1 이별전야
 
🎬 등장인물 : 김솔음, 백사헌
 
ㅤ✷
 
외우주로 진출하는 항성 간 탐사 프로젝트 ‘아이테르누스.’
 
프로젝트의 일원이자 우주비행사인 사헌은 아이테르누스 호 탑승을 앞두고 있습니다.
 
오늘은 탐사선이 발사되기 전날.
 
원래 규정상 나흘 전에는 이미 소집되었어야 했지만,
 
솔음과 사헌이 여러 차례 조율한 끝에 간신히 며칠의 여유를 허락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소중한 시간도 서서히 흘러 이제는 이별의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솔음은 사헌이 유인우주센터로 가는 길까지 함께하기로 합니다.
 
6:05AM김솔음:몸은 괜찮아?
(사헌의 허리에 가볍게 팔을 두르며 묻습니다.)
 
6:50AM백사헌:(눈썹을 찌푸리며 솔음을 흘겨봅니다.)
지금 그런 말이 나와요?
 
6:51AM김솔음:뭐가?
다정하게 바래다주기까지 하고 있는데.
 
6:56AM백사헌:(솔음을 어처구니 없다는 눈으로 바라봅니다. 그래도 팔을 뿌리치지는 않습니다.)
…어제 손톱 깎다 말고 갑자기 덮친 사람이 오늘은 뻔뻔하게 괜찮냐고 물으면, 그 말이 좋게 들리진 않죠.
 
6:58AM김솔음:그러게 누가 귀엽게 내려다보래?
 
6:59AM백사헌:(질색합니다.) 진짜 미쳤어요?
 
6:59AM김솔음:아니, 안 미쳤어.
그리고 말은 바로 해야지. 내일 소집이라 힘드니까 그만 하쟀더니 빼지 말라고 다리 감은 건 너잖아.
 
7:02AM백사헌:…! 내가 언제…!
 
7:04AM김솔음:발뺌 하려고? 해도 돼.
근데 소용은 없을 거야. 어제 네 목소리 다 녹음해놨거든.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살짝 흔듭니다.)
 
7:05AM백사헌:…?!
(손을 뻗어 황급히 핸드폰을 뺏으려고 합니다.)
 
7:06AM김솔음:(그럴 줄 알았다. 여유롭게 슉 피합니다.)
어허.
 
7:09AM백사헌:이, 씨…(빨개진 얼굴로 욕이라도 하려다 이내 목소리를 낮춥니다.)
사, 상대방 동의 없는 녹음은 범죄거든요? 불법이라고요.
성폭력 특례법으로 깜빵 가고 싶어요?
 
7:12AM김솔음:이제 우리 전화도 못 하잖아.
갑자기 네 목소리가 듣고 싶어지면 어떡해. 그럴 때 뭐라도 들을 게 있어야지.
 
7:15AM백사헌:…, (그 말에 잠시 얌전해집니다.)
(하지만 곧 이상한 걸 눈치챘는지 다시 발끈합니다.)
그걸 왜 야한 목소리로 하냐고…!
 
7:23AM김솔음:(작게 웃으면서 열내는 사헌의 허리를 두드립니다.)
나만 들을 거니까 걱정 마.
너 올 때까지 이거 들으면서 버티고 있을게.
 
7:26AM백사헌:…(한참 생각하다가, 떨떠름하지만 반쯤 납득한 얼굴로 끄덕입니다. 다른 놈 만나는 것보단 낫겠지.) 
…뭐, 그러던가요.
대신 저 오면 바로 지워요.
 
7:26AM김솔음:그래. 너 보는 앞에서 지울게.
 
7:26AM백사헌:…네.
(입을 다물었다가 잠시 뒤에 말합니다.) …근데, 나한텐 뭐 없어요?
나는 형 보고 싶을 때 어떡하라고요.
 
7:34AM김솔음:…(백사헌을 빤히 바라봅니다. 안 그러던 애가 왜 갑자기 예쁘게 굴지.)
거울 볼 때 나 생각나라고 자국 많이 남겨줬잖아.
 
7:36AM백사헌:아, 그런 거 말고요…!
(창피한지 괜히 소리칩니다.)
 
7:37AM김솔음:손톱도, 내 흔적 남기려고 일부러 깎아준 건데.
 
7:38AM백사헌:…그런 건 금방 없어지잖아요.
일시적인 거 말고 오래 남는 거 없어요?
 
7:38AM김솔음:흠…
오래 남는 거 말이지…
 
솔음이 그렇게 중얼거리는 사이, 두 사람은 복도를 지나 밖으로 나옵니다.
 
서서히 해가 저물어 아름답게 늘어지는 황혼이 두 사람을 감쌉니다.
 
사헌을 바라보느라 빛을 등진 솔음은 곧 품에서 무언가를 꺼냅니다.
 
7:42AM김솔음:이런 거 말하는 거야?
 
솔음의 손에는 녹빛의 보석이 박힌 펜던트 목걸이가 들려 있습니다.
 
…순간 불어오는 바람에 솔음의 까만 머리카락이 흩날립니다.
 
그의 너머로, 멀리 사헌을 기다리는 동료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7:26AM백사헌:뭐야. 이런 건 또 언제 준비했어요?
 
4:48PM김솔음:몰래 했지. 떠나기 전에 선물 하나쯤은 주고 싶었거든.
손.
 
4:49PM백사헌:…(기쁘지만 기쁜 걸 들키긴 싫은지 최대한 무표정으로 손을 내밉니다.)
이거 비싸요?
 
4:52PM김솔음:네가 생각하는 거 이상일걸.
외로울 때마다 이거 봐. 주변 사람에게 허튼 짓할 생각하지 말고.
 
4:55PM백사헌:뭐래, 나 그렇게 안 헤프거든요? 사람을 뭘로 보는 거야…
그쪽이나 아랫도리 간수 잘해요. 딴짓하면 죽어요, 진짜.
 
5:03PM김솔음:…외롭다고 사람들한테 신경질 부리지 말라는 소리였는데.
그나저나 너도 질투를 하긴 하네. 그런 거 모르는 줄 알았더니.
 
5:10PM백사헌:무, 무슨… 아니거든요? 그냥 바보짓하기 싫어서 그런 거라고요.
혹시 바람 날 거 같으면 지금 말해요.
저 시간 낭비하게 하지 말고요.
 
5:21PM김솔음:(하여간 사람 못 믿는다니까… 급발진도 여전하고.)
(귀엽기는.) 그럴 일 없어.
 
5:21PM백사헌:…진짜죠?
 
5:22PM김솔음:어. 진짜야.
 
5:23PM백사헌:…(그럼 뭐.)
(의심을 풀고 순한 얼굴이 됩니다.)
 
5:23PM김솔음:지금은 몸 조심히 다녀오는 것만 생각해.
그리고…
 
그때,
 
 
5:24PM동료: 사헌! 얼른 와!
 
5:24PM김솔음:───…
 
당신을 부르는 동료의 목소리에, 그만 솔음의 말이 제대로 들리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말은 바람을 타고 저녁 노을 사이로 흩어져 사라집니다.
 
5:26PM백사헌:네? (살짝 눈살을 찌푸립니다. 뭐라고 한 거지…)
 
다시 묻기도 전에 솔음은 사헌을 한 번 끌어안고는 놓아줍니다.
 
5:27PM김솔음:가봐. 동료들이 찾는다.
 
7:58PM백사헌:어…
 
사헌이 미적대는 동안 참지 못한 동료들이 곁으로 모여듭니다.
 
솔음은 자연스럽게 자리를 비켜줍니다.
 
동료들은 ‘야, 지각이야!’라며 웃음 섞인 성화로 사헌을 재촉합니다.
 
8:15PM백사헌:아, 죄송해요. 지금 갈게요!
(사람 좋은 미소로 받아치다가 슬쩍 솔음을 바라봅니다.)
 
솔음은 사람들 사이에 가려져 더 이상 보이지 않습니다.
 
사헌은 동료들에게 떠밀리듯 기지 안으로 들어갑니다.
 
8:15PM백사헌:(마지막 인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건 아쉽지만, 어제오늘 충분히 함께했으니 만족하기로 합니다.)
(…인사는 돌아왔을 때 하면 되니까.)
 
하늘에는 어느새 껌껌한 밤이 찾아왔습니다.
 
내일이면 별이 드리운 하늘로 떠나야 합니다. 솔음을 남겨둔 채로요.
 
돌아올 곳이 남아 있을까? …그런 걱정은 필요 없겠죠.
 
적어도 솔음이 약속을 어긴 적은 없으니까.
 
사헌은 솔음이 남긴 펜던트 목걸이를 목에 걸기로 합니다.
 
미래를 기약하며, 마지막 밤이 깊어져 갑니다.
 
ㆍㆍㆍ
 
8:29PMNotice:프라이즈 「펜던트 목걸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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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ㆍ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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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고요
 
🎬 등장인물 : 백사헌
 
 
깜빡, 머리가 무겁습니다. 주변이 어두워집니다.
 
깜빡, 구토감이 치밀어 오릅니다. 이번에는 다시 밝아졌습니다.
 
깜빡, 깜빡, 깜빡.
 
9:19PM백사헌:……-
 
흐린 시야 너머로 무언가가 빠르게 점등과 소등을 반복합니다.
 
울렁거리는 시야, 뒤죽박죽인 머릿속, 잠에서 깨어나지 못해 굳어 있는 몸…
 
모든 것이 부조화를 이룹니다.
 
9:23PM백사헌:…욱, 으…
(가위라도 눌린 것처럼 뻐근한 몸을 꿈틀, 꿈틀 움직여봅니다. 눈을 너무 오래 감고 있어서인지 시야가 푸르스름합니다.)
(어지러워…)
 
요란하게 깜빡이는 전등 아래에서 정신을 붙잡고자 애쓰던 순간,
 
문득 포드가 열린 상태임을 깨닫습니다.
 
사헌은 동면 모드가 중지된 채 열린 포드 안에 누워 있습니다.
 
원래라면 동료 선원이 동면에서부터 깨워주기로 되어 있었지만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유도 모른 채 동면에서 깨어나 버린 겁니다.
 
9:24PM백사헌:(뭐지? 뭐가 어떻게…)
 
잠시 후 전등은 원래대로 돌아오고 주변은 경고음 하나 없이 고요합니다.
 
…우주선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ㆍㆍㆍ
 
9:26PMNotice:핸드아웃 「인공동면 포드」, 「AI 시스템 ‘스틱스’」를 공개합니다.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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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사이클
 
10:15PM백사헌:1사이클 ⋆⁺ 백사헌의 장면 ₊⋆등장: 백사헌
③ 어지럽고 붕 뜬 감각 속, 자꾸만 시야가 왜곡된다. 오랜 동면의 후유증인가? 꿈속을 유영하는 기분이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낮게 욕을 내뱉습니다.)
(깨운 놈도 없고, 오류로 열린 거라면 다른 사람들도 깨어났을 텐데… 왜 이렇게 조용하지?)
(이 개새끼들, 설마 나 두고 지들끼리 튄 건가?)
(불안과 분노가 가슴 밑바닥에서 스멀대는 걸 느끼며 주변의 포드들을 훑어봅니다.)
(원한으로 인공동면 포드를 조사합니다.)
 
굴려주세요
 
1:43AM백사헌:
백사헌
5
23
원한
성공
목표치 5
 
사헌은 간신히 몸을 일으켜 다른 포드로 다가갑니다.
 
어디선가 희미한 탄내가 풍겨옵니다.
 
1:48AM백사헌:(이게 뭔 냄새… 설마 어디서 불이라도 난 건가?)
 
불길한 생각을 하며 사헌은 황급히 주변을 둘러봅니다.
 
다들 도망쳤을 거라는 사헌의 예상과 달리 모든 포드들은 하나같이 굳게 닫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ㆍㆍㆍ
 
1:52AMNotice:핸드아웃 「인공동면 포드」의 【비밀】을 공개합니다.
 
ㅇ
 
ㆍㆍㆍ
 
1:59AM백사헌:윽, 씨발…! 뭐야…!
(믿기 힘든 광경에 시선이 흔들립니다.)
(한 발, 두 발 뒤로 물러나다가 결국 몸을 돌려 도망칩니다.)
(충분히 거리를 벌린 후에야 무릎을 짚고 헛구역질을 합니다.)
…(기껏 죽을 고비 다 넘기고 이제야 지구로 돌아가려는데 이런 일이 터진다고? 다 끝났다고 방심해서 누가 점검을 소홀히 했나?)
…이, 씨발, 인생 진짜… (허탈하게 숨을 내뱉습니다. 아무래도 좆된 것 같은데.)
 
사헌, 이성치 1점 감소
 
2:09AM백사헌:…, 욱…
(강제로 깨어난 후유증으로 이미 머리가 어지러운데 시체까지 목격하자 구역질이 치밀어 오릅니다.)
(자신도 저렇게 허무하게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온몸에 소름이 돋습니다.)
 
비틀거리던 사헌은 가까이 있던 책상에 손을 짚습니다.
 
그 손끝에, 책자 하나가 닿습니다.
 
ㆍㆍㆍ
 
2:11AMNotice:프라이즈 「동면 포드 매뉴얼」을 제공합니다.
 
ㅇ
 
ㆍㆍㆍ
 
2:21AM백사헌:(의료실? 장난해? 의무 담당자고 뭐고 다 불타서 뒈졌는데 가봤자 뭔 의미가…!)
하… (머리를 쥐어싸매고 발끈 올라오는 화를 눌러 참습니다. 먼저 상황부터 파악해야겠어.)
(지금 내가 어디 있는 거지?)
 
사헌은 현재 ‘동면실’에 있습니다.
 
2:24AM백사헌:(내가 갈 수 있는 장소는?)
 
‘함교’, ‘선실’, ‘의료실’에 갈 수 있습니다.
 
2:29AM백사헌:(당장 우주선이 폭발하거나 산소가 고갈되지 않는 이상, 가장 중요한 건 지구로 향하는 궤도를 유지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우주선의 운항과 지휘를 담당하는 핵심 공간, 함교로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살려면 뭐든 해봐야지.
img
 
 
📽 2사이클
 
2:33AM백사헌:2사이클 ⋆⁺ 백사헌의 장면 ₊⋆등장: 백사헌
② 지나치게 고요하고 정적인 우주에서는 시간의 흐름을 느끼기 어렵다. 얼마큼의 시간이 흐른 걸까? 1년? 10년? 어쩌면…. 《시간》으로 공포판정.
 
사헌, 《시간》으로 공포판정
 
2:35AM백사헌:
백사헌
10
55
시간
성공
목표치 10
 
2:41AM백사헌:(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 게 뭐야. 지금 다 죽게…아니, 다 죽고 나까지 죽게 생겼는데!!)
(함교로 뛰어가는 내내 스틱스를 불러보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습니다.)
(선원도 나 밖에 없는데 메인 시스템까지 망가졌다니, 상황 진짜 좆같네.)
 
최악의 상황 속에서 사헌은 함교에 발을 디딥니다.
 
전면의 커다란 창 위로 홀로그램 스크린이 겹쳐져 있습니다.
 
일렁이는 화면에는 우주선의 상태와 항로 등이 표시됩니다.
 
선원 수에 맞춰 자리가 배정되어 있으며,
 
평상시에는 동면 중인 선원들을 대신해 AI 시스템이 전반적인 운용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3:02AM백사헌:(급히 조작 패널에 몸을 붙이고 앉습니다.)
(불필요한 정보는 건너뛰고 우주선의 현재 상태와 항로를 점검합니다.)
(효율AI 시스템 ‘스틱스’를 조사합니다.)
 
굴려주세요
 
3:04AM백사헌:
백사헌
7
43
효율
성공
목표치 5
 
사헌은 재빨리 시스템을 조작해 정보를 확인합니다.
 
ㆍㆍㆍ
 
3:07AMNotice:핸드아웃 「AI 시스템 ‘스틱스’」의 【비밀】이 공개됩니다.
 
ㅇ
 
ㆍㆍㆍ
 
3:13AM백사헌:아, 미친… 이거 궤도도 틀어진 거 아냐? 목적지 설정 초기화된 거면 진짜 큰일인데…
(충격파 쪽도 신경 쓰이지만, 일단 자동 운항 상태를 더 자세히 살펴봅니다.)
 
ㆍㆍㆍ
 
3:16AMNotice:핸드아웃 「자동운항제어장치」를 공개합니다.
 
ㅇ
 
ㆍㆍㆍ
 
3:18AM백사헌:…(화면을 뚫어지게 보며 미간을 찌푸립니다. 다행히 항로는 원래대로 유지 중인데…)
(이 묘한 위화감은 뭐지? 뭔가… 뭔가 이상한데.)
img3:19AM
 
-
 
#1 방문자
 
🎬 등장인물 : 백사헌, ?
 
 
사헌이 침침한 눈을 깜빡이며 화면에 집중하고 있을 때,
 
텅, 텅, 텅!
 
갑자기 에어록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3:28AM백사헌:…?!!? 으,
(악!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습니다. 허둥지둥 몸을 돌리고는 겁먹은 눈으로 소리가 난 방향을 쳐다봅니다.)
 
채 막기도 전에 시스템이 에어록을 개방합니다.
 
곧이어 명백히 ‘살아 있는 것’의 기척이 느껴집니다.
 
…무언가가 우주선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3:35AM백사헌:(짧은 순간 머릿속이 미친 듯이 돌아갑니다.)
(누구지? 뭐지? 혹시 아까 비어 있던 포드의 주인인가? 누가 한 명은 살아 있었던 건가? 그래, 아무리 그래도 나 혼자만 살아남았을 리 없잖아.)
(…근데 만약 아니라면? 외계 생명체나 우주 해적-그딴 게 진짜 있다면-이 침입한 거면? 실험체로 잡혀가거나 죽을 수도 있잖아…!)
(이, 일단은 몸을 숨기자. 생각은 그 다음에 하고.)
(재빨리 시선을 굴리더니 가까운 장비함 뒤편으로 몸을 꾸역꾸역 밀어 넣습니다.)
 
사헌이 숨을 고르며 몸을 웅크린 바로 그때,
 
“칙—” 하는 소리와 함께 함교의 문이 서서히 열립니다.
 
그리고 그 사이로 들어선 것은…
 
3:37AM김솔음:…너, 그게 지금 숨은 거라고 숨은 거야?
 
다름 아닌 당신의 애인입니다.
 
3:40AM백사헌:……김솔음?
 
3:42AM김솔음:오랜만에 보는 애인인데 반응이 싱겁네.
 
그렇게 말하며 우주복을 벗는 솔음은 사헌이 알던 모습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순간, 사헌의 머리에 강한 통증이 스쳐 지나갑니다.
 
깨질 듯한 두통 속에서도 솔음을 남겨두고 떠나온 기억은 생생합니다.
 
이곳에 있을 리 없는 사람입니다.
 
사헌, 《놀람》으로 공포판정
 
3:44AM백사헌:
백사헌
9
36
놀람
성공
목표치 7
 
3:52AM백사헌:…진짜 김솔음 맞아? 아니, 왜 여기… 아니, 어떻게 온 건데요?
(반갑지만 의심을 거두지는 못한 표정으로 주춤주춤 일어섭니다.)
 
3:54AM김솔음:이젠 내 존재까지 부정하는 거야? 못 본 사이에 의심병이 더 심해졌네.
당연히 너 구하러 왔지.
 
3:57AM백사헌:(그 말에 확 안도한 표정을 짓다가도 여전히 경계심을 풀지 않습니다.)
…어, 아닌 거 같은데… 잠깐, 이거 환각인가? 매뉴얼에 그런 증상도 써 있었는데…
 
4:01AM김솔음:(피식, 웃으며 한 발 다가갑니다.)
환각인지 아닌지는 만져보면 금방 알잖아.
 
4:06AM백사헌:…(그 말에 엉거주춤 서 있던 몸을 천천히 움직입니다.)
(주저하던 발걸음이 점차 속도를 내고 바닥을 성큼성큼 딛더니, 이내 품에 뛰어들듯 솔음을 껴안습니다.)
 
솔음은 그런 사헌을 단단히 받아 안습니다.
 
사헌이 알고 있던 감촉, 온기, 체향… 전부 그대로입니다.
 
4:11AM백사헌:…(떨리는 손에 옷자락이 구겨질 만큼 솔음을 꽉 끌어안습니다.)
 
4:13AM김솔음:(작게 웃으면서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이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습니다.)
많이 무서웠나 봐.
 
4:13AM백사헌:……네.
 
4:16AM김솔음:(자그맣게 속삭이는 사헌의 등을 토닥입니다.)
걱정 마. 내가 왔잖아.
…이제 괜찮을 거야.
 
ㆍㆍㆍ
 
4:17AMNotice:핸드아웃 「김솔음」을 공개합니다.
 
ㅇ
 
ㆍㆍㆍ
 
-
 
 
📽 3사이클
 
11:00PM백사헌:3사이클 ⋆⁺ 백사헌의 장면 ₊⋆등장: 백사헌, 김솔음
⑤ 툭, 솔음에게 받은 목걸이가 그만 끊어져 버린다. 둘을 잇던 무언가도 함께 끊어져 버린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11:05PM백사헌:…아,
(항상 목을 가느다랗게 조이던 줄이 느슨해지자 그제야 솔음에게 기댔던 몸을 세웁니다. 목걸이가 떨어지지 않도록 잡고, 천천히.)
 
11:10PM김솔음:줄이 약해져 있었나 보네.
계속 하고 다닌 거야? 거슬린다고 어디 처박아둘 줄 알았는데.
 
11:14PM백사헌:…거슬린다고 다 치워두면 내가 형을 만나겠어요? (작게 중얼거립니다.)
 
11:14PM김솔음:뭐?
 
11:19PM백사헌:…아, 아니.
그만큼 소중하단 뜻이죠…! 하하…
 
11:23PM김솔음:사헌아… 미아 구하러 우주까지 온 애인을 그렇게 대하는 건 어디서 배운 싸가지일까.
 
11:25PM백사헌:(아오, 뒤끝은…)
음, 아마 님이요. 말이 좀 거친 편이긴 하죠, 형이?
그렇다고 행동이 착한 것도 아니고…
 
11:29PM김솔음:너, 머리 더 컸다고 내가 만만해졌나 보다.
(웃으며 손으로 사헌의 머리를 콱 덮어 헝클듯이 쓰다듬습니다.)
우주에서 죽을 고비 몇 번 넘겼다고 이제 무서울 게 없어진 거야?
 
11:32PM백사헌:아, 머리 하지 마요!
 
11:32PM김솔음:너 지금 뒤통수 엄청 눌렸어.
 
11:34PM백사헌:…(머쓱하게 뒷머리를 쓸어내립니다. 포드에서 오래 누워 있었으니까 어쩔 수 없긴 한데, 그래도 오랜만에 만난 애인 앞에서 너무 꾀죄죄한 꼴인 게 신경 쓰
일 때냐? 지금?)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거든요?!
우주선 시스템이 망가져서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몰라요. 빨리 탈출해야 된다고요.
근데 구조를 혼자 온 거예요? 다른 사람들은요?
 
11:37PM김솔음:…다른 사람들은 아마… 다른 입구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을 거야.
근데 예상에 추가 진입이 쉽지 않을 것 같아. 우주선 곳곳의 접근 권한이 올라간 것 같거든.
 
11:43PM백사헌:형이 들어온 거면 일단 불가능하진 않은 거죠?
…하, 다행이다. 시스템이 먹통이라 구조 요청도 못 보낼 줄 알았는데.
 
11:46PM김솔음:걱정 마. 우주선이 지구와 가까우니까… 정 진입이 어려우면 지원을 받을 수도 있어.
그때까지는 기다리자. 우리가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해보고.
 
3:15AM백사헌:그래요.
(자료가 떠 있는 화면을 턱짓으로 가리킵니다.) 지금 좀 신경 쓰이는 게 있어서, 그거만 확인하고 의료실에 가요.
 
3:16AM김솔음:의료실은 왜. 어디 다쳤어?
 
3:16AM백사헌:두통이 약간…
약만 좀 먹게요.
 
3:17AM김솔음:많이 아픈 거면 내가 다녀올까?
 
3:19AM백사헌:됐어요. 못 걸을 정도는 아니에요.
우주선 상태를 전체적으로 확인하고 싶으니까 좀 이따 같이 가요.
 
3:19AM김솔음:…그래. 무리하진 말고.
 
3:22AM백사헌:(고개를 끄덕입니다.)
(번쩍이는 화면 앞에 앉아 제어판을 만지려다 문득 손에 들고 있던 목걸이를 봅니다.)
(…줄이 끊어져 버려서 목에 걸 순 없겠네. 주머니에 넣어둘까?)
(펜던트 목걸이비밀을 확인하겠습니다.)
 
사헌은 녹빛 보석이 박힌 펜던트를 바라봅니다.
 
그러자 문득 몇 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ㆍㆍㆍ
 
3:24AMNotice:핸드아웃 「펜던트 목걸이」의 【비밀】을 공개합니다.
 
ㅇ
 
3:39AM백사헌:(이 정도 크기의 보석이면 개행운 맞긴 해. 이렇게 비싼 선물까지 투자하면서 했던 말이라면, 꽤 중요한 얘기였을 텐데.)
(살짝 망설이다가 곧 아무렇지 않은 척 지나가는 말로 물어봅니다.)
근데 나 여기 오기 전에 목걸이 주면서 했던 말… 아, 뭐였더라. 까먹었는데 혹시 기억 나요?
 
7:35AM김솔음:내가 했던 말?
글쎄… 모르겠는데.
 
7:35AM백사헌:아… 모르면 됐고요. 저도 딱히 궁금한 건 아니었어요.
(구라고 사실 존나게 궁금해. 대체 뭔 말을 했던 거지?)
(목걸이를 주면서 할 말이면… 혹시 프로포즈 아니야? 다녀오면 결혼하자 이런 거 아니냐고??)
(…씨발, 맞네! 목걸이 주면서 할 말이 그거 말고 더 있어? 근데 이 새끼는 그런 중요한 걸 말해놓고 까먹어????)
(머릿속이 난리지만 내색은 하지 않습니다.)
 
7:46AM김솔음:(눈 굴리는 거 다 보이는데. 앉아 있는 사헌의 정수리에 가볍게 입을 맞춥니다.)
너 몸 조심히 다녀오라고 한 그거 말하는 거야?
 
7:46AM백사헌:아뇨, 그거 말고…
 
7:47AM김솔음:그럼 바람 안 피겠다고 한 거?
 
7:48AM백사헌:말고요!
(소리쳤다가 이내 목소리를 죽입니다.) …근데… 약속은 지킨 거죠…?
 
7:49AM김솔음:당연하지.
생각보다 쉽던데.
 
7:52AM백사헌:…(그 말에 살짝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후다닥 내렸지만.)
뭐, 그건 가서 확인해보면 알겠죠.
 
7:54AM김솔음:너는?
너도 뭐 없었지?
 
7:55AM백사헌:당연하죠. 제가 미쳤게요?
아무리 외로워도 원숭이들이랑 어울릴 생각은 안 합니다.
 
7:56AM김솔음:습.
다른 사람 깔보는 버릇 고치랬지.
 
7:56AM백사헌:…아, 아무튼. 진짜 아무 일 없었으니까 쓸데없는 의심은 하지 마요.
 
7:58AM김솔음:내가 너냐? 안 해, 그런 거.
나는 너 믿어.
 
7:58AM백사헌:…진짜요?
다?
 
7:58AM김솔음:…분야에 따라서 좀 다르긴 해.
 
7:59AM백사헌:(그럼 그렇지.)
뭐, 확신이 안 서면 형도 나중에 확인…
(아, 중간에 생각난 듯 말을 바꿉니다.) 확인은 못 하겠네요. 그… 동료들이 전부 죽어버려서요.
 
8:00AM김솔음:뭐? 무슨 말이야.
 
8:02AM백사헌:시스템이 고장 나면서 포드도 오작동한 모양이에요. 아마 안에서 화재가 난 것 같은데…
저는 포드가 열려서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대로… 네, 뭐.
 
8:02AM김솔음:…(비보에 표정이 잠시 어두워집니다.)
 
8:03AM백사헌:…(솔음을 힐끗 올려다봅니다.)
신경 쓰이면 가볼래요? 숨이 끊어졌는지 일일이 확인한 건 아니니까… 몇 명은 살아있을 수도 있고요.
(사실 없을 것 같긴 하지만.)
 
8:04AM김솔음:……
…아니야. 포드 안에서 화재가 났으면 살 확률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고…
나한테는 지금 사헌이 네가 더 중요하니까.
 
8:07AM백사헌:…,
뭐… 그러던가요. 죽은 사람은 어쩔 수 없는 거고 살 사람은 살아야죠.
(김솔음이 사람 목숨을 이렇게 쉽게 포기하다니 웬일이래…라고 생각하면서도 기쁜 마음은 감추지 못합니다.)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가 다시 제자리로 끌려 내려옵니다.)
(솔음과 기쁨으로 감정 판정하겠습니다.)
 
굴려주세요
 
8:09AM백사헌:
백사헌
12
66
기쁨
스페셜
목표치 7
 
스페셜의 효과로 생명력이나 이성치를 1점 회복할 수 있습니다.
 
8:12AM백사헌:(이성치를 1점 회복하겠습니다.)
 
감정 판정 성공, 두 사람은 서로에게 플러스 감정을 얻습니다.
 
8:18AM백사헌:(솔음에 대한 감정으로 애정을 선택합니다.)
 
8:18AM김솔음:(이하 동문)8:19AM
 
8:20AM백사헌:(신속한 일처리 어빌리티를 사용합니다.)
백사헌
서포트신속한 일처리
회복판정, 조사판정, 감정판정에서 스페셜이 발생했을 때 사용할 수 있다. 회복판정, 조사판정, 감정판정 중 하나를 한 번 더 할 수 있다.
 
9:41PM김솔음:그만 참아, 입꼬리 쥐나겠다.
기쁘면 솔직히 기쁘다고 해도 돼.
 
9:50PM백사헌:하품 참은 거거든요?
김치국 그만 마시고 이거나 보시죠.
 
10:31PM김솔음:뭔데?
 
10:33PM백사헌:이게 지금 항법 시스템에 등록된 경로거든요?
저희가 포드 들어가기 전에 입력해둔 항로랑 같은데… 뭔가 이상해서요.
(천문학으로 자동운항제어장치를 조사합니다.)
 
굴려주세요
 
10:37PM백사헌:
백사헌
7
61
천문학
성공
목표치 5
 
사헌은 설정된 입력값을 다시 확인합니다.
 
목적지 좌표도, 소행성을 회피하도록 지정된 항로도 모두 그대로인데…
 
그래도 위화감을 떨칠 수 없던 사헌이 모니터에 시각화된 태양계 맵을 확인한 순간,
 
ㆍㆍㆍ
 
10:46PMNotice:핸드아웃 「자동운항제어장치」의 【비밀】이 공개됩니다.
 
ㅇ
 
10:49PM백사헌:……
……어?
 
10:51PM김솔음:왜 그래? 무슨 일이야.
(갑자기 멍하니 굳어버린 사헌을 보고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냅니다.)
 
10:53PM백사헌:아…어, 그, 그게… 잠깐만요. 이거 뭔가 이상한데… 이럴 리가 없는데…
(시스템을 새로고침해봅니다.)
 
데이터는 변하지 않습니다.
 
사헌, 이성치 1점 감소10:59PM
 
2:12AM백사헌:…(믿을 수 없다는 듯 계속 시스템을 재부팅합니다. 이, 씨발… 무슨… 지구가 왜 사라져? 머릿속은 하얗게 멍해지고 말도 안 되는 상황에 그냥 어이가 없습니다. 심장이 지나치게 뛰고 머릿속에서는 온갖 생각이 뒤엉킵니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제어판을 내리치듯 쾅쾅 누릅니다.)
 
사헌, 《종말》로 공포판정
 
2:13AM백사헌:
백사헌
7
34
종말
실패
목표치 10
 
공포판정 실패, 광기카드를 한 장 획득합니다.
 
2:26AM김솔음:사헌아, 백사헌.
백사헌! 그만해.
(손목을 꽉 잡아 제어판을 두드리는 손을 말리듯 끌어당깁니다.)
 
2:29AM백사헌:(홱 고개를 돌려 독기 어린 눈으로 솔음을 노려보다 화를 참듯 눈을 꽉 내려감고 숨을 고릅니다.)
……
…이거 꿈이지? 너도 진짜 아니고… 사실 환각이잖아.
 
2:30AM김솔음:…(잠시 입을 달싹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해. 뭐 이상한 거라도 봤어?
 
2:35AM백사헌:아니, 상식적으로 씨발…
(기가 찬다는 듯 고개를 꺾으며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헝클입니다.)
지구가 통째로 없어진다는 게 말이나 돼요? 그럼 아까 한 말은 뭐야. 나 구하러 왔다면서요. 지구랑 가깝다고 지원도 온다며. 그건 뭐냐고.
솔직히 말해요. 구라였죠?
아니, 애초에 너…
(숨차게 말을 쏟아내더니 입술이 하얘지도록 꽉 뭅니다. 한참 후에야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꺼냅니다.)
…진짜 김솔음은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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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장인물 : 김솔음, 백사헌
 
사헌의 물음에 솔음은 답하지 않습니다.
 
October 16, 2025 3:54PM김솔음:너 눈이 너무 충혈됐어. 찾을 거 다 찾았으면 이제 의료실로 가자.
 
October 16, 2025 3:55PM백사헌:…말 피하는 거 보니 뭐 있네.
지금 그거 결국 ‘No’라고 말한 거랑 같다는 거 알죠?
 
October 16, 2025 3:58PM김솔음:…내가 김솔음인지 아닌지는 네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렸어.
 
October 16, 2025 3:58PM백사헌:…뭐?
 
October 16, 2025 3:59PM김솔음:그리고 내가 김솔음이든 아니든 지금 상황에서 그게 중요해?
 
October 16, 2025 3:59PM백사헌:……
 
October 16, 2025 4:03PM김솔음:중요한 건 네가 지금 우주 한가운데에 고립돼 있다는 거고, 난 그런 너를 위해 이곳에 왔다는 거야.
그리고 너를 걱정하는 마음만큼은 진심이야.
 
October 16, 2025 4:28PM백사헌:……
…그걸…
그걸 나보고 어떻게 믿으라는 건데, 이 개새끼야…
 
October 16, 2025 4:35PM김솔음:네가 믿지 않아도 난 네 편이야.
부정해도 상관없어. 그건 달라지지 않으니까.
 
October 16, 2025 4:37PM백사헌:……하,
(…그래 씨발 이 좆같은 상황에서 저 새끼가 김솔음이든 아니든 그게 무슨 상관이야.)
(난 이제 돌아갈 곳도 없고 이 망가진 우주선에서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그냥 이렇게 살다가, 그러다 죽겠지.)
……
(결국 체념한 듯 고개를 숙이고 침울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이 우주선이 언제 망가질지는 알아요…?
 
October 16, 2025 4:48PM김솔음:…사헌아.
(다 포기한 듯한 사헌의 손을 잡고 끕니다)
일단 의료실로 가자. 거기서 다 알려줄게.
 
7:18PM백사헌:(힘을 주고 버팁니다.)
…가면 뭐 달라지기라도 해요?
어차피 곧 죽을 텐데… 가서 안락사약이라도 먹으라고요?
 
7:20PM김솔음:잠시 시스템이 다운됐을 뿐이야.
완전히 망가진 건 아니니까 아직 회복할 수 있어.
…가자. 살 사람은 살아야 하잖아.
 
7:23PM백사헌:……
(분노와 억울함이 섞인 눈빛으로 솔음을 올려다보다가 결국 천천히 몸을 일으킵니다.)
 
두 사람은 함교를 나갑니다.
 
의료실 앞에 다가가자, 마치 자동문처럼 ‘달칵’ 하고 문이 열립니다.
 
의료실 내 장비들은 AI로 운영되어 혼자서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자가 수술이 가능한 의료 포드를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ㆍㆍㆍ
 
7:25PMNotice:핸드아웃 「생명유지시스템」, 「생체조직 배양관」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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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ㆍ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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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사이클
 
7:54PM백사헌:4사이클 ⋆⁺ 백사헌의 장면 ₊⋆등장: 백사헌, 김솔음
① 깜빡, 깜빡… 불현듯 전등이 깜빡인다. “백사헌.” 어둠이 걷히는 짧은 순간에 당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린 것 같다.
 
8:00PM백사헌:…(솔음을 스윽 바라봅니다.)
왔으니까 이제 말해요.
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8:02PM김솔음:…일단 약부터 먹어.
(의약품 선반에서 두통약 하나를 꺼내옵니다.)
 
8:06PM백사헌:됐…!
(소리치려다 소용없음을 깨달았는지 약통을 확 채갑니다.)
하, 알았어요. 김솔음 고집을 누가 막아…
(두 알을 입에 털어넣고 물과 함께 삼킵니다.)
 
8:06PM김솔음:먹었지?
입 벌려봐.
 
8:07PM백사헌:아이씨, 제가 무슨 개새끼예요?!
(그래도 순순히 입을 벌려서 보여줍니다.)
됐어요?
 
9:11PM김솔음:잘했어.
그래도 주는 건 잘 받아먹네. 나 의심하던 거 아니었어?
 
9:13PM백사헌:언제는 내 편이라면서요. 대체 어느 장단에 맞추라는 건데요.
…그리고 배신당해봤자 지금보다 더 망하겠어요? 어차피 좆됐는데.
 
9:17PM김솔음:…네 예상보다 덜 망했다고 하면?
그땐 어떡할래?
 
9:19PM백사헌:(어이 없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지구가 사라졌는데 그걸 지금 말이라고…
아, (살짝 표정이 바뀝니다.)
혹시 그게 아닌 거예요? 시스템에 오류가 나서 지구를 감지 못 한다던가… 뭐 그런 거냐고요.
 
9:22PM김솔음:지구가 사라진 건 맞아.
 
9:22PM백사헌:이, 씹… 나 가지고 놀아요?
 
1:39AM김솔음:스틱스에 기록된 자료 너도 봤잖아.
선내 시스템이 망가진 건, 정체 불명의 강력한 충격파 때문이라고.
 
1:40AM백사헌:그게 지구가 사라진 거랑 연관이 있다… 뭐 그런 소리예요?
 
1:40AM김솔음:그래.
 
솔음이 품에서 서류 하나를 꺼내 건넵니다.
 
ㆍㆍㆍ
 
1:41AMNotice:프라이즈 「사고 분석 보고서」를 제공합니다.
 
ㅇ
 
1:47AM백사헌:…그러니까,
지구가 웜홀에 빨려 들어가면서 충격파가 터졌고, 그게 우주선을 치고 지나가는 바람에 시스템들이 고장났고,
조금 있으면 그 빌어먹을 충격파가 온다는 거네요?
 
1:51AM김솔음:네 말이 맞아. 그래도 좌절할 이유는 없어.
두 번째 충격파는 첫 번째보다 훨씬 약할 거야.
우주선을 완전히 파괴할 정도의 피해는 없을 거고, 동면 포드는 조금 위험할지 몰라도… 멀리 떨어져 있으면 충분히 막아낼 수 있어.
 
1:55AM백사헌:……
근데 이걸 왜 지금 말해요?
시간도 얼마 안 남았으면 처음 만났을 때 말했어야죠…
 
1:57AM김솔음:…네가 너무 힘들어 보여서.
포드에서 억지로 깨어나 머리도 아플 텐데, 이런 말까지 들으면 버티기 힘들겠다고 생각했어.
 
1:58AM백사헌:(피식… 힘 빠진 웃음을 흘립니다.) 지금은 약 먹었으니까 괜찮다 이거예요?
 
1:59AM김솔음:…너라면, 힘들더라도 진실을 아는 쪽을 더 원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살아날 기회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내가 그걸 멋대로 뺏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했어.
…미안해.
 
2:14AM백사헌:……
(…솔직히 김솔음을 원망하고 싶었습니다. 이런 미쳐버릴 것 같은 상황에서는 남이라도 탓하지 않으면 결국 나를 탓하게 되니까…)
(그리고 나를 탓하다 보면 결국, 바보처럼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버리니까.)
(그런데 이상하게 김솔음이랑 있으면 그런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살아보고 싶다고. 이런 좆같은 상황에서도, 그냥… 한 번이라도 더 버텨보고 싶다고. 그런 생각이 들어서…)
……
됐어요. 형 잘못 아니에요.
 
2:23AM김솔음:…괜찮아?
 
2:23AM백사헌:네, 뭐…
그 충격파만 피하면, 한 달이든 일 년이든 더 살 수 있다는 거 아니에요.
 
2:25AM김솔음:네가 원한다면 몇 년이든 몇십 년이든 살 수 있어.
애초에 이 우주선은 장기 체류를 전제로 부대시설까지 갖춰져 있으니까.
 
2:27AM백사헌:그렇긴 하죠. 자급자족도 되고, 최소한 먹고 자는 데는 지장 없겠죠.
뭐, 한눈 팔다가 웜홀에 휩쓸리거나 소행성에 부딪혀 산산조각 나지만 않으면요.
 
2:28AM김솔음:그러니까 아직 끝난 건 아니야. 포기하기엔 일러.
 
2:45AM백사헌:…(그 말에 솔음을 올려다봅니다.)
(그러다 갑자기 이마를 짚고 비틀거립니다.)
윽,
 
2:46AM김솔음:…!
머리 아직 아파?
(사헌의 어깨를 두 손으로 감싸 붙잡으며 걱정스레 묻습니다.)
 
2:55AM백사헌:(그대로 이마를 솔음에게 툭, 기댑니다.) ……
 
2:55AM김솔음:……
(말없이 떨리는 어깨를 쓰다듬습니다.)
 
2:56AM백사헌:있잖아요. 만약 이대로 여기서 살게 되면…
…이제 납골당에 누나 보러도 못 가겠네요.
안 그래도 프로젝트 때문에 오래 못 가서 걱정했을 텐데.
 
2:59AM김솔음:…너 없는 동안은 내가 대신 인사드렸으니까 괜찮을 거야.
 
2:59AM백사헌:생색은…
(한숨과 함께 솔음의 품에 느릿하게 뺨을 비비며 중얼거립니다.) 뭐, 그래도…
그건 …네요.
 
3:02AM김솔음:뭐?
 
3:02AM백사헌:…다고요.
 
3:02AM김솔음:안 들려. 더 크게 말해야지.
 
3:03AM백사헌:아이씨, 고맙다고요…!!
 
3:05AM김솔음:(웃습니다.) 그래.
감사 인사도 할 줄 알고 조금 성장했네.
 
3:06AM백사헌:됐거든요.
진짜 김솔음도 아니면서 왜 이렇게 집착이에요?
 
3:06AM김솔음:진짜 김솔음인지 아닌지는 아직 모르는 거지.
 
3:06AM백사헌:하, 다 끝난 마당에 신비로운 컨셉 좀 그만해요.
가끔은 사람인지도 모르겠다고요… 사실 원래부터 외계인이었던 거 아니에요?
 
3:07AM김솔음:그럴지도.
그럼 넌 외계인을 사랑한 거겠네.
 
3:07AM백사헌:사랑은 무슨.
(주머니에서 펜던트 목걸이를 꺼냅니다.)
이런 거 덥석덥석 주니까, 그냥 곁에 붙어 있었던 거죠.
 
3:08AM김솔음:…(사헌을 빤히 바라봅니다.)
 
3:08AM백사헌:그, 그렇게 봐도 안 무섭거든요 이제.
죽일 거면 죽여보던가요.
 
3:08AM김솔음:…(백사헌 얼굴로 손을 뻗습니다.)
 
3:08AM백사헌:…!! (움찔합니다.)
 
3:09AM김솔음:(앞머리를 살짝 옆으로 만져줍니다.)
내가 널 왜 죽여.
이렇게 귀여운데.
 
3:10AM백사헌:……!?
뭐, 뭐… 뭐뭐뭔…!
헛수작 그만 부려요…! 이런다고 안 넘어가거든요?!
 
3:11AM김솔음:알아, 너 안 쉬운 거.
(웃으면서 백사헌의 손에서 펜던트 목걸이를 빼갑니다.)
 
3:12AM백사헌:(머쓱하게 앞머리를 만지다 솔음을 힐긋 봅니다.)
뭐야, 줬다 뺏기 있어요?
 
3:16AM김솔음:잠깐만.
(바로 옆의 의료용품 카트를 뒤적입니다.)
 
3:16AM백사헌:…뭐, 가져가든가요. 어차피 이제 에메랄드 팔 데도 없어요.
 
3:16AM김솔음:팔 생각이었어?
 
3:17AM백사헌:…갑자기 목돈 필요하면요.
 
3:19AM김솔음:그럴 땐 나한테 말해야지. 왜 애먼 목걸이를 팔아.
 
3:19AM백사헌:돈 필요하다고 하면 줄 거예요?
 
3:20AM김솔음:연 이율 5%로 최대 5년까지 빌려줄 수 있어.
 
3:21AM백사헌:아씨, 저에 대한 사랑이 그 정도밖에 안 돼요?!
 
3:22AM김솔음:막 주면 너 버릇 나빠져서 안 돼.
(봉합용 실로 임시 목걸이를 만들어 사헌의 목에 걸어줍니다.)
 
3:24AM백사헌:…(솔음의 이름이 새겨진 펜던트를 만지작거립니다.)
됐어요. 어차피 이제 돈 쓸 데도 없으니까…
……
그쪽, 김솔음 아니면 지금 말해요.
저 바람 피우면 애인한테 죽어요.
 
3:25AM김솔음:…(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다가, 사헌의 볼을 가만히 쓰다듬습니다.)
 
3:26AM백사헌:…? (솔음을 올려다 봅니다.)
 
3:26AM김솔음:안 그럴 거야. 김솔음은…
분명 네가 행복하길 바랄 거야.
 
3:26AM백사헌:……
뭐야, 징그럽게 웬 3인칭… 유체이탈 화법도 아니고.
 
3:27AM김솔음:어, 해보니까 재밌네.
너도 해봐.
 
3:27AM백사헌:(질색합니다.) 됐거든요?
 
3:27AM김솔음:왜, 귀여울 것 같은데.
넌 애인한테 애교 한 번을 안 부리냐.
 
3:30AM백사헌:이게 애교라고요? 그냥 패고 싶은데요.
 
3:35AM김솔음:난 너가 하는 거 듣고 싶어.
 
3:36AM백사헌:…(치열하게 고민하는 흔적이 표정에 다 드러납니다. 한참을 뜸들이다 이내 결심한 듯 말합니다.)
…한 번만 할 거니까 듣고 고막에서 지워요.
 
3:38AM김솔음:(투명한 유리처럼 속이 다 보이는 사헌을 보며 웃습니다.)
알았어. 안 놓치고 잘 들을게.
 
3:38AM백사헌:……사, ……윽,
(뻐끔거리던 입술을 꽉 깨물었다가 겨우 다시 엽니다.)
사, ……
사헌이는……
아악, 씨발! 안 해! 못 해!!
(저도 모르게 휘두른 손으로 솔음을 퍽, 때립니다.)
 
3:41AM김솔음:(어깨를 얻어맞고도 뭐가 그리 즐거운지 웃습니다.)
잘 들었어. 소원 들어줘서 고마워, 사헌아.
 
3:43AM백사헌:(아오, 쪽팔려… 진짜 쥐구멍에 숨고 싶다…)
(입술을 깨물며 귀까지 빨개진 얼굴을 손으로 쓸어내립니다.)
 
3:55AM김솔음:괜찮아? 얼굴이 너무 빨간데.
어디 봐.
(놀리듯 웃으며 얼굴을 가린 손을 떼려고 합니다.)
 
3:59AM백사헌:하, 하지 마요…!
아파서 그래요…! 머리가 너무 어지러워서…!
 
3:59AM김솔음:그런 거면 더더욱 보여줘야지.
 
4:03AM백사헌:제 몸은 제가 알아서 하거든요…?!
형은 형 거나 신경 써요.
(솔음의 손을 뿌리치며 생명유지시스템을 확인합니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뛰는데 이러다 부정맥 오는 거 아니겠지.)
(부끄러움으로 생명유지시스템을 조사합니다.)
 
굴려주세요
 
4:03AM백사헌:
백사헌
6
15
부끄러움
실패
목표치 7
 
솔음의 감정 수정으로 인해 결과치에 +1의 수정이 적용됩니다.
 
판정에 성공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ㆍㆍㆍ
 
4:06AMNotice:핸드아웃 「생명유지시스템」의 【비밀】이 공개됩니다.
 
ㅇ
 
ㆍㆍㆍ
 
4:27AM백사헌:……(휠을 내리던 손이 덜컥 멈춥니다.)
(생체 반응이 단 1명. 고작 1명… 알고 싶지 않았던 끔찍한 사실에 마우스를 부술 듯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분명 체온도, 체향도, 김솔음이랑 똑같았는데. 분명… ‘살아 있는 것’이라고 했는데.)
(김솔음 본인이 아니더라도, 인간이 아니더라도… 적어도 실체가 있는 무언가라고.)
(믿고… 있었는데)
……
(배신당해봤자 지금보다 더 망하겠냐던 자신의 말이 이제 와서 떠오릅니다.)
(하… 있었네. 땅바닥에서 더 추락할 곳이.)
 
사헌, 이성치 1점 감소
 
4:28AM백사헌:광기현재화
 
ㆍㆍㆍ
 
4:33AMNotice:광기 【왜 나만?】이 공개됩니다.
트리거 : 당신의 【생명력】이나 【이성치】가 1점 이상 감소한다.
효과 : 당신은 자신이 이 이상 불행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이 불행한 꼴을 당할 때 이렇게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되면 좋겠는데」
이후 이 캐릭터와 같은 장면에 등장한, 이 캐릭터 이외의 PC 전원은 회피판정에 -1의 수정을 적용한다.
 
ㆍㆍㆍ
 
4:36AM백사헌:img
 
 
-
 
#3 우주미아
 
🎬 등장인물 : 김솔음, 백사헌
 
회피하고 있던 사실.
 
당신은 깨닫습니다.
 
아니, 필사적으로 외면하고 있던 것에 가깝습니다.
 
처음 만나 솔음을 끌어안았을 때,
 
아까 그의 품에 기대었을 때,
 
…심장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는 것을.
 
4:53AM백사헌:……
 
그렇다면 곁에 있는 솔음은 대체 무엇일까요?
 
장기 동면의 후유증?
 
그도 아니면 사헌의 환각?
 
어느 쪽이든 간에 명확한 사실이 있습니다.
 
이 우주선 안에, 그리고 근방의 우주에 살아있는 생명체는 사헌뿐이라는 것.
 
망망대해라는 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는 이 드넓고 허무한 공간 속에서 지금 당신은 혼자입니다.
 
남은 인생을 우주의 미아로 살아가야 하는 걸까요?
 
사헌, 《우주》로 공포판정
 
4:56AM백사헌:
백사헌
10
64
우주
성공
목표치 7
 
사헌의 【비밀】이 갱신됩니다.
 
ㆍㆍㆍ
 
5:00AMNotice:PC 「백사헌」의 【갱신된 비밀】이 공개됩니다.
 
ㅇ5:02AM
 
-
 
 
5사이클
 
5:05AM백사헌:5사이클 ⋆⁺ 백사헌의 장면 ₊⋆등장: 백사헌, 김솔음
⑥ 갑자기 스피커에서 노래가 흘러나온다. “수천 광년 너머에선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같은 구절을 반복하던 노래는 곧 꺼져버린다.
…(두통에 시달리는 사람처럼 눈썹을 괴롭게 찌푸립니다.)
(이산화탄소로 가득 찬 방 속에 있는 것처럼, 머리는 흐려지고 숨은 과호흡하듯 가빠집니다.)
(…아니면 오히려 지나치게 각성한 뇌를 멍하다고 느끼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사람은 종종 너무 가득 찬 것을 허전하게 느끼니까.)
 
5:14AM김솔음:…사헌아?
 
5:15AM백사헌:(목에서 울컥 올라오는 감정을 간신히 추스르고 잔뜩 떨리는 목소리로 말합니다.)
저기요.
…부탁인데, 제발 나 좀 그만 갖고 놀아요.
 
5:15AM김솔음:……
 
5:20AM백사헌:나 그쪽이 이렇게 안 해도 지금 세상에서… 아니 우주에서 제일 불쌍한 놈이거든요?
근데요 씨발… 어디다 화풀이도 못 해요.
나 이렇게 만든 새끼, 나랑 똑같이 불행하게 만들어주고 싶은데…
그냥 세상이 억까한 거라 그렇게도 못 한다고요.
 
5:21AM김솔음:……
 
5:23AM백사헌:이렇게 된 거 그래, 나 희망고문한 놈한테 화풀이라도 하자.
그 자식을 죽이면 속이라도 시원해지겠지.
…근데 그것도 못 해요.
그쪽이 하필… 김솔음 얼굴하고 있어서.
 
5:24AM김솔음:……
 
5:24AM백사헌:날 위해 왔다면서요. 내 편이라며.
근데 결국 그게 이런 뜻이었어요?
이 망할 우주에서 나 혼자 평생 처박혀 살라고?
 
5:24AM김솔음:……사헌아.
 
5:24AM백사헌:이름 부르지 마 씨발, 진짜 죽여버리고 싶으니까.
 
5:26AM김솔음:……
 
솔음은 죄책감 어린 얼굴로 사헌을 바라봅니다.
 
5:38AM백사헌:(하, 비웃듯이 웃습니다.)
뭘 쫄아? 어차피 죽을 수도 없으면서.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약 받아먹지 말걸. 몇 시간만이라도 쩔쩔매는 김솔음 좀 보게.
…그래서 그쪽 이제 사라지나? 내 머리 다 나으면 없어지냐고.
 
침묵을 지키던 솔음이 곧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어옵니다.
 
5:45AM김솔음:…한 가지만 묻겠습니다.
 
5:45AM백사헌:와, 이젠 김솔음 흉내도 안 내네.
 
5:46AM김솔음:…제가 그분의 말투로 대응하는 것을 불쾌해하시는 것 같기에.
질문에 대답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5:51AM백사헌:내가 왜?
 
6:07AM김솔음:싫으십니까?
 
6:07AM백사헌:……일단 해봐.
 
6:09AM김솔음:제가 만약 당신의 환각으로 만들어진 존재라면,
지금까지 당신에게 해온 행동들이 어떻게 가능했다고 보십니까?
 
6:11AM백사헌:뭔 소리야? 내 환각이니까 당연히 내가 아는 김솔음을 따라한 거겠지.
 
6:12AM김솔음:그렇다기에는 당신이 모르는 정보도 많이 알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만.
 
6:12AM백사헌:…!
…그건,
(눈이 살짝 흔들립니다.)
 
6:14AM김솔음:당신이 오자 자동으로 열린 의료실 문,
당신이 듣기 싫어하자 자동으로 꺼진 노래.
이 모든 게 정말 우연이라고 보십니까?
 
6:17AM백사헌:…(떨리는 시선으로 김솔음의 모습을 한 ‘무언가’를 바라봅니다.)
(저 자식이 내 환각이라면 어떻게 두 번째 충격파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었던 거지?)
(그리고… 어떻게 이 선내까지 조종할 수 있는 거지?)
(말이 안 되잖아.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제육감으로 김솔음을 조사합니다.)
 
5사이클이므로, 핸드아웃에 적힌 자체 효과인 ‘마이너스 수정’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굴려주세요
 
6:24AM백사헌:
백사헌
9
45
제육감
성공
목표치 5
 
6:30AM김솔음:확실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단순한 환각이 아닙니다.
저는…
 
ㆍㆍㆍ
 
6:31AMNotice:핸드아웃 「김솔음」의 【비밀】이 공개됩니다.
 
ㅇ
 
 
6:45AM김솔음:지금까지 숨겨서 죄송합니다.
당신을 기만하려던 의도는 없었지만, 그렇게 느끼셨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6:56AM백사헌:……
(유일하게 김솔음이 여기에 나타난 것도, 두 번째 충격파를 알고 있던 것도, 선내를 조종한 것도… 이제야 납득이 됩니다.)
(납득이 되는 동시에, 그동안 김솔음이 했던 말과 행동이 전부 진심이었다는 걸…
나를 사랑하고, 나를 안정시키려 했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두려워서.)
(머릿속이 이해과 부정, 죄책감으로 뒤엉켜 혼란스럽습니다.)
img
 
 
-
 
#4 창백한 우리
 
🎬 등장인물 : 김솔음, 백사헌
 
단 두 사람뿐인 우주는 고요합니다.
 
우주적 공포가 서서히 암울한 절망으로 바뀌어 몸의 온기를 앗아갑니다.
 
손끝은 차갑고 머리부터 핏기가 가시는 서늘한 감각.
 
서로를 바라보는 지금의 우리는 꽤 창백합니다…
 
7:02AM김솔음:……
 
서로 쉽사리 입을 열지 못하던 적막 속, 솔음이 먼저 운을 뗍니다.
 
7:11AM김솔음: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어도 나는 늘 네 곁에 있으니까, 그것만은 잊지 마.
 
7:11AM백사헌:…?
 
7:12AM김솔음:…사헌 씨가 떠나기 전날, ‘김솔음’이 한 말입니다.
아까는 모른 척해서 죄송합니다. 사헌 씨가 잠시라도 ‘김솔음’이 아닌 제게 기대주길 바랐습니다.
 
7:14AM백사헌:…(그 말에 진이 다 빠진 사람처럼 피식… 웃습니다.)
그쪽이 아까 그랬지. 진짜 김솔음인지 아닌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근데 이제 알겠네. 그쪽, 가짜 맞아.
진짜 김솔음은 그딴 걸로 미안하다고 생각 안 하거든.
 
7:15AM김솔음:……
 
7:19AM백사헌:그리고… 진짜 김솔음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둘 다 살 방법을 찾아냈을 거야.
그 새끼, 김솔음은 내가 제일 잘 알아.
그 자식은 우주도 이길 놈이야. 충격파든, 초자연적인 현상이든, 신이든 뭐든 간에…
온갖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돌파해서 나랑 한 약속 반드시 지킬 놈이라고.
 
7:19AM김솔음:……
 
7:20AM백사헌:그런데 그쪽, 그렇게 할 수 있어?
계속 내 곁에 있을 거라고, 절대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그렇게 장담할 수 있냐고.
 
7:21AM김솔음:……
(사헌의 말을 듣다 피식 웃습니다.)
사람 말 끝까지 안 듣고 급발진하는 건 여전하네.
 
7:21AM백사헌:뭐?
아니, 씨발 왜… 반말, 이신데요…
(발끈하다 말고 슬며시 눈치를 봅니다. 진짜 김솔음이 아니라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겉모습이 똑같으니 몸이 저절로 반응합니다.)
 
7:23AM김솔음:나도 김솔음이긴 한가 봐.
네가 반말하는 걸 듣고 있으니까… 슬슬 기분이 나빠지네.
 
7:24AM백사헌:……
 
7:26AM김솔음:그 목걸이,
그 안에 김솔음의 생체 데이터가 담겨 있어.
 
7:27AM백사헌:…!
 
7:29AM김솔음:기억을 포함해서 그를 구성하는 모든 정보야.
‘김솔음’은 그걸로 네가… 언제나 자신과 함께 있다고 느끼길 바랐거든.
 
7:30AM백사헌:…(그 말에, 오랜 습관처럼 펜던트를 매만집니다.)
 
녹빛 보석이 반사되어 엷은 빛을 냅니다.
 
창백하고 푸른… 지금은 너무나 멀리 와 버린 곳을 떠오르게 만드는 빛입니다.
 
아마 두 번 다시는 볼 수 없겠죠.
 
설령 운이 좋아 그곳에 닿는다 해도 기억 속 풍경과는 너무나 달라져 있겠죠…
 
7:35AM백사헌:…(눈을 감고 펜던트를 꽉 쥡니다.)
(이제는 기억 속에서도 희미해진, 목걸이를 내밀던 그때의 솔음을 간신히 떠올리면서.)
 
…솔음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을 당신의 손에 쥐여 주었습니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망각마저 뛰어넘는 이것을…
 
사랑이 아니라면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요?
 
프라이즈 「펜던트 목걸이」의 비밀이 갱신됩니다.
 
ㆍㆍㆍ
 
7:37AMNotice:프라이즈 「펜던트 목걸이」의 【갱신된 비밀】이 공개됩니다.
 
ㅇ
 
7:55AM김솔음:…너라면 알겠지.
이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는.
 
7:55AM백사헌:……
 
7:56AM김솔음:강요는 하지 않아.
네 선택이 무엇이든 나는 그 선택을 존중할 거야.
그러니까, 사헌아…
 
7:56AM백사헌:……윽, …
 
7:58AM김솔음:네 마음대로,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나는… ‘김솔음’은 괜찮으니까.
 
-
 
 
6사이클
 
8:29AM백사헌:6사이클 ⋆⁺ 백사헌의 장면 ₊⋆등장: 백사헌, 김솔음
④ 창밖으로는 광활한 공간 속 낯선 별들만이 보인다.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얼마나 더 가야 지구에 닿을 수 있지?
 
 
8:34AM백사헌:…(펜던트를 동아줄처럼 꼭 쥔 채, 복잡하게 얽힌 머리를 어떻게든 정리해보려는 듯 창밖을 봅니다.)
……
…지구가 어디 있는지는 모르는 거죠?
 
8:36AM김솔음:…응.
운이 좋다면 몇년 후에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운이 나쁘다면… 수십억 광년이 지나도 못 찾을 거야.
그리고 그때 가서는…
 
8:38AM백사헌:…다 사라져 있을 거라고요?
 
8:40AM김솔음:…그래.
네가 아는 사람, 네가 아는 도시, 네가 아는 세계…
모든 것이 달라져 있을 거야.
지구라는 행성조차 멀쩡할지 알 수 없어.
 
8:40AM백사헌:……김솔음도, 없을 거고.
 
8:40AM김솔음:……
 
8:42AM백사헌:그럼 어차피 지구를 찾든 여기서 지내든 혼자인 건 똑같겠네요.
지구가 웜홀에 삼켜진 판에 우주선이든 지구든 위험한 건 거기서 거기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문득 떠오른 듯 말합니다.)
궁금한 게 있는데 그쪽도 내 질문에 대답 좀 해줘요.
 
8:48AM김솔음:뭔데?
 
8:49AM백사헌:지구에서는 내가 이미 실종 처리됐겠죠.
그럼 김솔음 바람 피울 것 같아요? 아니면 평생 솔로로 살 것 같아요?
 
8:50AM김솔음:……
너도 알겠지만 나는 네 기억 속…
 
8:50AM백사헌:알아요.
 
8:50AM김솔음:……
 
8:51AM백사헌:안다고요, 그거. 알고 있으니까…
그냥 말해봐요. 어느 쪽이에요?
 
8:53AM김솔음:……‘김솔음’이라면,
……(잠시 고개를 숙였다가 사헌을 바라봅니다.)
절대 널 포기하지 않아.
평생… 널 찾을 거야.
 
8:54AM백사헌:……
…그래요. 그렇구나.
잘 몰랐는데… 내가 생각보다 김솔음을 많이 좋아하나 보네요.
그렇게까지 믿는 걸 보면.
 
8:55AM김솔음:…그쪽이 중요했던 거야?
 
8:56AM백사헌:네.
선택하는 건 난데 내 마음이 중요하지, 이제 만나지도 못할 김솔음이 어쩌든 뭐가 중요해요?
 
8:57AM김솔음:…(피식 웃습니다.)
너답다.
 
9:02AM백사헌:(당당한 얼굴로 팔짱을 낍니다.)
뭐, 김솔음이라면 뭔 미친 짓을 해서라도 찾아올 수 있긴 한데…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죠.
지금 당장 내가 김솔음 없으면 안 될 것 같으니까.
 
9:03AM김솔음:…너, 네 마음 알고 나니까 갑자기 솔직해졌다?
평소에 그런 말 좀 해보지.
 
9:10AM백사헌:(쿨하게 무시합니다.)
아무튼, 이걸로 하면 되는 거죠?
(엄지로 푸른 빛의 약이 담긴 원형 유리관을 가리킵니다.)
(약품으로 생체조직 배양관을 조사합니다.)
백사헌
7
52
약품
성공
목표치 6
 
ㆍㆍㆍ
 
9:14AMNotice:핸드아웃 「생체조직 배양관」의 【비밀】이 공개됩니다.
 
ㅇ
 
9:22AMNotice:이어서 프라이즈 「인큐베이터 매뉴얼」을 제공합니다.
 
ㅇ
 
9:25AM백사헌:…(순박한 눈을 깜빡이며 김솔음을 쳐다봅니다.)
자신의 의지로 하는 거 맞죠?
 
9:26AM김솔음:…그러니까 난 네 기억 속의 김솔…
 
9:30AM백사헌:그럼 이건 됐고.
근데 클론은 어떻게 만들어요?
저 생물학 전공이 아니라 자세히는 모르는데요.
 
9:30AM김솔음:…(하아, 한숨을 쉽니다.)
…내가 알려줄게.
 
ㆍㆍㆍ
 
9:32AMNotice:조건이 충족되어, 의식 시트 〈클론 생성: α〉가 공개됩니다.
제공 조건 : 「생체조직 배양관」의 비밀 공개
내용 : ‘소중한 사람’의 기억을 클론에게 적용합니다. 시나리오 직전까지의 기억만 저장되어 있으므로 사헌이 우주선에 탑승한 이후의 일은 알지 못합니다.
 
ㅇ9:35AM
 
9:35AMNotice:조건이 충족되어, 의식 시트 〈클론 생성: β〉가 공개됩니다.
제공 조건 : 「생체조직 배양관」의 비밀이 공개되었을 때, 솔음과 감정을 맺고 있는 경우. 의식 시트 〈클론 생성: α〉와 함께 제공.
내용 : ‘소중한 사람’의 기억을 가진 클론에게 김솔음을 융합시킵니다. 성공한다면, 클론은 기존 ‘소중한 사람’의 기억뿐만 아니라 우주선에서 함께한 김솔음의 기억까지 갖게 됩니다.
 
ㅇ
 
ㆍㆍㆍ
 
9:45AM김솔음:…이건 사헌이 네가 원하면 선택지에 넣는 정도니까… 부담 갖지 않아도 돼.
 
9:48AM백사헌:…흠, 뭐.
이거까지 하면 내가 그쪽 구해주는 거네요?
 
9:48AM김솔음:…그런 건가?
 
9:50AM백사헌:그런 거죠. 한낱 전기파 쪼가리로 남을 뻔했는데 친히 내 곁에 남게 해주는 거잖아요.
 
9:51AM김솔음:……
 
9:52AM백사헌:(뭐야… 쪼가리라고 해서 삐졌나? 아니면 내가 아까 너무 심하게 말했나?)
(큼, 헛기침을 합니다.)
싫으면 지금 말해요. 저도 저 싫다는 사람 붙잡을 생각 없거든요.
 
9:52AM김솔음:아니…
상상해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기뻐서…
 
9:58AM백사헌:…!
(그 말에 살짝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돌립니다.)
(내가 김솔음한테 저렇게 사랑받고 싶어했나? 이 정도면 무슨 애정결핍 같은 거 있었던 거 아냐?)
…(복제된 김솔음이 저만큼 안 좋아해주면 개쪽팔릴 것 같은데…)
 
10:00AM김솔음:걱정 마.
(뭘 걱정하는지 뻔히 보이는 사헌의 손을 끌어와 손등에 입을 맞춥니다.)
이번 위기만 넘기면 이것보다 훨씬 더 사랑해줄 테니까.
 
10:05AM백사헌:……!!
(그 말에 얼굴이 확 달아오릅니다.)
(어, 어떡하지… 그딴 걱정 안 했다고 할까. 아님 징그럽다고 내쳐?!)
(고민 끝에 입에서 나온 말은…)
야,
약속했어요……
img
 
 
-
 
솔음은 다시 한 번 당신의 손등에 입을 맞춥니다.
 
6:38PM김솔음:‘김솔음’은 약속은 절대 어기지 않는다는 거… 네가 나보다 더 잘 알잖아.
걱정 안 해도 네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사랑해줄게
 
어라?
 
솔음의 따뜻하고 낮은 음색 사이로 잡음이 스며듭니다.
 
찌직, 지직─ 하는 금속성의 떨림.
 
단어의 모서리가 깨져나가듯 어딘가 불안정하고,
 
목소리는 그저 디지털의 잔향처럼 공기 중에 흩어집니다.
 
6:41PM백사헌:…!
 
동시에 선체의 시스템들이 일제히 비명을 토해냅니다.
 
경고음이 뒤엉켜 울부짖고, 조명은 마치 숨이 끊어지기 직전처럼 불안하게 깜빡입니다.
 
인공 중력의 도움을 받아 딛고 있는 바닥에서도 떨림이 느껴집니다.
 
6:42PM김솔음:…벌써 온 모양이네.
 
두 번째 충격파가 지척까지 다가왔습니다.
 
솔음의 형상이 서서히 일그러지고 노이즈 섞인 화면처럼 왜곡되기 시작합니다.
 
충격파가 우주선을 완전히 관통한다면, 솔음은 아마 소멸을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서둘러 대처하지 않는다면 사헌 역시 그 충격에 휘말리겠죠.
 
6:46PM김솔음:…내가 도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안 남았어.
네 마음이 바뀌지 않았다면… 내가 완전히 흩어지기 전에 클론을 생성해야 해.
 
6:51PM백사헌:아이씨, 싸우느라 시간 다 날렸잖아요!
전부 그쪽 탓이니까 이번엔 제대로 서포트해요!
(솔음의 손을 거칠게 붙잡아 끌며 배양기 앞으로 갑니다.)
 
6:52PM김솔음:…!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희미하게 웃으며 순순히 따라갑니다.)
 
전투가 시작됩니다.
 
6:52PMNotice:에너미 「전자기 펄스」가 등장합니다.
해설 : 웜홀로부터 발생한 두 번째 충격파. 그저 우주 공간으로 퍼져나갈 뿐이지만 길목에 있는 것들을 파괴하며 혼란을 준다.
【기본공격】 공격 《물리학》
【흡수】 공격 《우주》 목표는 NPC로 고정된다. 목표는 《걱정》으로 판정해야 하며, 이 판정이 실패하면 목표는 전투 종료 시 반드시 생명력이 0이 된다.
【강타】 공격 《파괴》
 
ㆍㆍㆍ
 
전투 종료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사헌의 생명력이 0이 된다.
 
2. 사헌이 자발적 탈락을 한다.
 
3. 의식을 성공한다.
 
또한 에너미는 반드시 전투 1라운드에서 【흡수】를 사용합니다.
 
 
6:55PM
 
전원, 플롯해주세요.
 
에너미와 NPC는 주사위로 속도를 정합니다.
 
7:04PM(To GM):
플롯2
속도 2
 
7:04PM(To GM):
플롯1d6
속도 4
 
7:05PM(To GM):
플롯1d6
속도 3
 
전투 순서는 김솔음 > 에너미 > 백사헌
 
버팅은 없습니다
 
 
  1라운드  ◀
 
솔음의 차례입니다
 
7:23PM김솔음:…(미세하게 튀는 전류를 손에 집중시킵니다.)
(곧 공기 중에 보이지 않는 전자기장이 실처럼 촘촘하게 얽혀, 우주선 외벽을 보호막처럼 감쌉니다.)
(사헌이 방해받지 않도록 자신이 다룰 수 있는 모든 전자파를 활용해 충격파를 최대한 막아봅니다.)
 
7:25PM김솔음:
김솔음
장비영감
현상 에너미를 공격할 때, GM이 지정한 특기가 아니어도 펌블치가 증가하지 않고 -5의 수정도 적용하지 않는다. 또, 괴이 에너미의 공격에 대해 회피판정을 할 때 +1의 수정을 적용한다.
 
명중판정 굴려주세요
 
7:26PM김솔음:
김솔음
공격기본공격
10
46
전자기기
성공
목표치 5
목표 1명을 선택해서 명중판정을 한다. 명중판정이 성공하고, 목표가 회피판정에 실패하면 1D6점 대미지.
 
7:27PM전자기 펄스:
전자기 펄스
4
22
회피 : 속도3
실패
목표치 7
 
7:28PM김솔음:데미지 : 4
 
에너미가 4의 데미지를 입습니다.
 
에너미의 차례입니다.
 
7:31PM전자기 펄스:찌지직—! ──⋯──⋯!
 
전류가 불규칙하게 튀고 공기 중에 작은 번개가 수없이 흩어집니다.
 
눈에 보이는 푸른 스파크가 우주선 내부를 여기저기 두드립니다.
 
금속 표면에 닿는 순간, 날카로운 전기음과 함께 섬광이 튀며 바닥과 벽을 스쳐갑니다.
 
7:32PM전자기 펄스:(김솔음을 대상으로 흡수를 사용합니다.)
전자기 펄스
공격흡수
8
44
우주
성공
목표치 5
목표는 《걱정》으로 판정해야 하며, 이 판정이 실패하면 목표는 전투 종료 시 반드시 생명력이 0이 된다.
 
솔음, 《걱정》으로 판정
 
7:34PM김솔음:
김솔음
10
55
걱정
성공
목표치 10
 
7:38PM백사헌:김솔음…! 괜찮아?!
 
7:39PM김솔음:내 걱정은 말고 너 할 일 해.
…최대한 지켜줄 테니까.
 
사헌의 차례입니다
 
7:41PM백사헌:(젠장… 등 뒤에서 들려오는 소음이 신경 쓰이지만 이를 악물고 눈앞의 일에 집중합니다.)
(급하게 손을 놀려 펜던트를 열고 김솔음의 데이터 칩을 꺼냅니다.)
(숨 돌릴 틈도 없이, 설정을 조작한 배양기에 재빨리 자료를 입력합니다.)
(효율로 판정하겠습니다)
 
굴려주세요
 
7:44PM백사헌:
백사헌
11
56
효율
성공
목표치 5
 
의식 1단계 성공
 
사헌은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데이터 입력을 끝냅니다.
 
─라운드 종료─
 
 
2라운드 ◀
 
솔음의 차례입니다9:17PM
 
9:19PM백사헌:…됐다!
데이터는 들어갔고, 어… 클론 만드는 게…
 
9:20PM김솔음:(충격파가 잠시 잦아든 사이, 사헌에게 다가갑니다.)
(뒤에서 몸을 기대듯 붙이고 기계에 손을 댑니다.)
여기, 이렇게 하면 돼.
 
솔음, 《생물학》으로 판정
 
9:22PM김솔음:
김솔음
5
41
생물학
실패
목표치 7
 
9:24PM백사헌:…여기 배열이 좀 잘못된 것 같은데요?
하긴, 전자기기 다루는 건 몰라도 생물 쪽은 별로 아는 게 없으시겠죠.
 
9:28PM김솔음:…미안. 인간으로 태어났으면 좋았을 텐데.
 
9:29PM백사헌:……
img
 
솔음, 《생물학》으로 재판정
 
9:30PM김솔음:
김솔음
11
65
생물학
성공
목표치 7
 
의식 2단계 성공
 
곧 배양기 안의 푸른 액체가 부글거리며 요동칩니다.
 
액체 속에 작은 빛줄기들이 불규칙하게 번쩍이며 투명한 유리관이 살아 있는 것처럼 웅웅 진동합니다.
 
9:32PM김솔음:…!
시작된 것 같네.
 
9:33PM백사헌:그럼 이제 김솔음의 기억을…
 
에너미의 차례입니다
 
9:33PM전자기 펄스:—!!! ──⋯──⋯!!!
 
전자기 펄스가 통제 불능으로 발작하며, 주변 공간을 휘감는 날카로운 전자파의 소용돌이가 일어납니다.
 
9:34PM전자기 펄스:찌직—! ──⋯──⋯!
(김솔음을 대상으로 흡수를 사용합니다.)
전자기 펄스
공격흡수
5
23
우주
성공
목표치 5
목표는 《걱정》으로 판정해야 하며, 이 판정이 실패하면 목표는 전투 종료 시 반드시 생명력이 0이 된다.
 
솔음, 《걱정》으로 판정
 
9:37PM김솔음:
김솔음
7
25
걱정
실패
목표치 10
 
솔음을 이루는 순수한 전자파가 소용돌이에 휘말리듯 요동치며, 마치 온몸이 전류에 삼켜지는 듯 흔들립니다.
 
투명하게 빛나는 그의 형태가 일그러지고 일부가 격렬하게 흡수되려 합니다.
 
9:39PM백사헌:…김솔음!!
(어떻게든 솔음이 완전히 흡수되는 걸 막으려고 합니다.)
 
9:43PM김솔음:윽……
(최대한 고통을 참으면서 자신을 걱정하는 사헌의 손을 꽉 움켜잡습니다.)
…괜찮아. 어차피 내가 붕괴하는 건 막을 수 없어.
알고 있잖아.
 
9:43PM백사헌:……
 
9:44PM김솔음:날 구하고 싶으면 네가 하던 일을 끝내, 사헌아.
 
9:44PM백사헌:……
(이를 카득, 뭅니다.)
…그쪽 데이터 다 입력될 때까진 버텨요.
그 전에 사라지면… 진짜 죽어서도 미워할 거니까.
 
9:46PM김솔음:…(작게 웃습니다.) 그건 죽는 것보다 더 무섭네.
알았어. 노력할게.
 
사헌의 차례입니다
 
10:00PM백사헌:(자료에서 다급히 기억 데이터를 추출해 이식하려는 순간, 흘려보냈던 질문이 뒤늦게 떠오릅니다.)
(…정말 이래도 되는 걸까? 단지 김솔음이 보고 싶다는 내 이기심만으로 이 지옥 같은 현실에 김솔음을 끌어들여도 괜찮은 걸까?)
……
(하지만 이제는 멈출 수 없습니다.)
(나를 지켜주겠다며 마지막까지 버티고 있는, 저 김솔음을 위해서라도.)
 
사헌, 《연심》으로 판정
 
10:01PM백사헌:
백사헌
5
14
연심
실패
목표치 6
 
10:03PM백사헌:…(씨발, 쓸데없는 생각 집어치워…!)
img
 
사헌, 《연심》으로 재판정
 
10:03PM백사헌:
백사헌
4
13
연심
실패
목표치 6
 
10:05PM백사헌:…(스스로 뺨을 세게 퍽! 때립니다.)
(흔들리는 시야를 억눌러가며, 떨리는 손으로 다시 이식을 시도합니다.)
img
 
사헌, 《연심》으로 재판정
 
10:05PM백사헌:
백사헌
10
55
연심
성공
목표치 6
 
의식 3단계 성공
 
페널티로, 사헌 역시 적의 공격 대상에 포함됩니다.
 
─라운드 종료─
 
 
3라운드 ◀
 
솔음의 차례입니다10:07PM
 
10:12PM김솔음:윽… 큭…
(형체가 불안정하게 흔들립니다. 전자기장이 겨우 사람의 실루엣을 유지하고 있는 듯, 몸 여기저기에서 스파크가 튀고 가슴을 움켜쥔 얼굴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 흘러내립니다.)
(숨결마저 떨리며 불안정한 전기장의 진동이 몸 전체에 흐릅니다.)
(차례를 넘깁니다.)
 
에너미의 차례입니다
 
순식간에 공간이 갈라지는 듯한 굉음이 터집니다.
 
통제 불능으로 폭주한 전자기 펄스가 눈부신 백색의 섬광으로 변하며 주변을 뒤덮습니다.
 
10:15PM전자기 펄스:─⋯─────!!
 
귀를 찢는 듯한 전자파의 포화.
 
10:16PM김솔음:윽……!!
 
10:16PM백사헌:악……!!
(표정을 찌푸리고 귀를 틀어막습니다.)
 
10:17PM전자기 펄스:공격 대상 : 2 (솔음/사헌)10:17PM
 
…소용돌이의 방향이 바뀝니다.
 
이전까지 솔음을 중심으로 몰려들던 전류의 흐름이,
 
마치 새로운 목표를 인식한 듯 사헌 쪽으로 몰려듭니다.
 
10:18PM전자기 펄스:찌직—! ──⋯──⋯!!!
(사헌강타로 공격합니다.)
전자기 펄스
공격강타
9
54
파괴
성공
목표치 5
목표 1명을 선택하여 명중판정을 한다. 이때 자신의 속도 수치만큼 명중판정에 마이너스 수정을 적용한다. 명중판정이 성공하고, 목표가 회피판정에 실패하면 목표에게 「1D6+자신의 속도」점의 데미지를 입힌다.
 
사헌, 회피 판정
 
10:21PM백사헌:
백사헌
4
31
회피 : 속도2
실패
목표치 6
 
10:22PM김솔음:
김솔음
서포트감싸기
5
14
친애
성공
목표치 5
당신이 플러스 【감정】을 가진 캐릭터가 데미지를 입었을 때 사용할 수 있다. 지정특기 판정에 성공하면 그 데미지를 1D6점 줄이고, 당신이 대신 받을 수 있다. 단, 이 효과로 데미지를 0 이하로 만들 수는 없다.
 
10:23PM전자기 펄스:데미지 : 8
 
10:24PM김솔음:데미지 감소 : 6
 
폭주한 전자파가 사헌을 향해 달려듭니다.
 
눈부신 섬광이 번쩍이며 공간이 일그러지고, 공기 중의 모든 입자가 불규칙하게 떨립니다.
 
허공이 찢겨지는 듯한 찌직—! 소리와 함께 하얀 섬광이 사헌을 삼키려는 순간—
 
10:36PM김솔음:……!!
 
솔음이 몸을 던집니다.
 
충돌 순간, 눈부신 플라즈마가 터지고 공간 전체가 하얗게 번쩍입니다.
 
그 여파로 솔음의 몸이 격렬하게 흔들리고 형체를 이루던 전기장이 찢기듯 갈라져 나갑니다.
 
솔음의 손끝에서부터 불꽃처럼 흩어지는 입자들이 사헌의 볼에 닿자, 뜨겁게 데이는 감각이 퍼집니다.
 
10:38PM백사헌:악, 으윽…!
 
사헌의 팔을 타고 전류가 스치며 신경이 마비된 듯한 통증이 밀려듭니다.
 
눈앞이 잠시 하얘지고, 피부가 타는 듯한 자극이 남습니다.
 
10:40PM백사헌:(온몸이 저릿하게 뒤틀리는 감각에 겨우 숨을 몰아쉽니다.)
김솔음, 윽…
(몸 안에 잔류한 전류가 아직 사라지지 않은 듯 손끝이 떨리고 목소리가 갈라집니다.)
 
10:43PM김솔음:……
 
사헌의 어깨에 힘없이 기대어 있는 솔음의 몸이 불안정하게 깜빡입니다.
 
그를 감싸고 있던 전기장이 점점 흐트러지며 마치 바람에 흩어지는 불씨처럼 하나둘 사라져갑니다.
 
솔음, 생명력 0으로 전투에서 탈락합니다.
 
사헌의 차례입니다
 
 
10:57PM백사헌:(빠르게 흩어져 가는 솔음의 전류를 필사적으로 붙잡습니다.)
씨발, 씨발, 안 돼…!
(솔음의 몸이 픽셀처럼 깨어지며 부서져 나갈 때마다 불규칙한 전류가 사방으로 튀어 오릅니다. 이를 악물고, 손끝에 남은 감각을 쥐어짜며 그 빛줄기들을 하나하나 끌어 모읍니다.)
(충격파에 마비된 손끝이 떨리고 머릿속이 찢어질 듯 아파오지만 멈출 수는 없습니다. 흐트러지는 전자파를 배양관 쪽으로 유도해 강제로 전기 신호로 변환시킵니다.)
 
사헌, 《영혼》으로 판정
 
11:06PM백사헌:
백사헌
10
64
영혼
성공
목표치 9
 
지직—! 불꽃이 튀며 배양기의 제어판이 과부하 직전까지 요동칩니다.
 
솔음의 손끝에서, 머리카락 끝에서, 수많은 전자 입자들이 부유하며 배양관 쪽으로 끌려갑니다.
 
──⋯찌직⋯──
 
솔음의 숨소리마저 신호처럼 왜곡되어 사라져갑니다.
 
이내 그 모든 파동이 배양관의 전기 회로에 흡수되기 시작합니다.
 
빛과 데이터가 전선을 타고 흘러들며, 신호로 번역된 그의 의식이 액체 속을 가로질러 클론의 신경망과 접속합니다.
 
푸른 액체 속, 미완의 신체가 미세하게 경련하듯 움직입니다.
 
11:07PM백사헌:……
 
모두의 염원이 모여 형체를 이루었던,
 
전자기파로 만들어진 ‘김솔음’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를 이루던 빛은 조용히 흩어지고 대신 그 전자신호가 배양관 깊숙이 스며듭니다.
 
부글거리는 청백색의 약물 속, 수많은 전류가 실처럼 얽혀 하나의 새로운 형태를 빚어내고 있습니다.
 
이제 그 신호는 단순한 데이터가 아닙니다.
 
그는 다시 태어나고 있었습니다.
 
빛이 아닌 살과 숨으로.
 
ㆍㆍㆍ
 
의식 4단계 성공
 
의식 〈클론 생성: β〉가 완료되었습니다.
 
조건이 충족되어, 전투가 종료됩니다.
 
-
 
 
-
 
─두 번째 충격파가 지나간 지 2시간 후.
 
오늘 벌어진 일들의 여파로 심신이 지친 사헌은 선실에서 잠시 눈을 붙이기로 합니다.
 
의지대로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만큼 회복되고서야, 자리에서 일어나 우주선을 둘러봅니다.
 
여러 구역이 파손되어 있긴 하지만 항해에 치명적인 문제는 없고 충분히 수리 가능한 정도네요.
 
11:19PM백사헌:…충격파가 조금만 더 강했으면 김솔음이랑 폐허에서 살 뻔했네.
 
수리에 필요한 물자와 도구의 위치를 확인하던 사헌은 마지막으로 의료실을 들릅니다.
 
배양기 안에서는 작은 세포가 서서히 형태를 갖춰가고 있습니다.
 
11:24PM백사헌:…뭐야, 아직도 이 정도야?
느려 터졌네.
 
인큐베이터 매뉴얼에 따르면.
 
클론이 태아 상태까지 성장하면 자동으로 인큐베이터로 옮겨져, 사헌이 기억하는 솔음의 모습까지 자라난다고 합니다.
 
성장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동면에 드는 편이 좋을 수도 있겠네요.
 
11:28PM백사헌:…아기 김솔음은 좀 보고 싶긴 한데.
(의자에 앉아 배양기를 한참 바라보다가 이내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됐다, 혼자 있어봤자 할 것도 없으니까.
(동면실로 돌아와 열려 있는 포드 안에 몸을 눕힙니다.)
 
미래를 기약하며 사헌은 동면에 빠지기로 합니다.
 
…언젠가 저 유리관에서 나온 솔음이 자신을 깨어줄 때까지.
 
ㆍㆍㆍ
 
희미한 의식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11:37PM목소리: 언제까지 잘 거야.
일어나, 백사헌.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꺼져 있던 당신의 의식을 천천히 깨웁니다.
 
눈꺼풀을 들려 해도 너무 오래 감고 있었는지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곧 당신의 콧볼을 가볍게 꼬집는 감각이 느껴집니다.
 
 
11:40PM목소리: 어쭈. 이래도 안 깨.
사헌아, 나 보고 싶었던 거 아니었어? 그렇게 계속 눈 감고 있으면 안 보이는데.
 
11:41PM백사헌:…(윽, 숨 막혀…)
 
 
11:42PM목소리: …흠.
사헌 씨, 이제 일어나시죠.
 
11:48PM백사헌:…,
(윽… 눈썹을 찡그리다가 그제야 깜빡깜빡 눈을 뜹니다.)
 
흐릿한 시야에 솔음의 모습이 비칩니다.
 
11:48PM김솔음:존댓말 해주는 게 꽤 좋았나봐?
 
턱을 괸 솔음은 웃는 얼굴로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11:53PM백사헌:……
(빛이 번진 눈을 꾹 감았다가 다시 천천히 뜹니다.)
(…아, 이제 좀 보인다.)
…언제 나왔어요?
 
11:54PM김솔음:아까. 한 10분 전에.
 
11:57PM백사헌:(아직 잠이 완전히 깨지 않아 눈이 감길락 말락합니다.)
(잠결에 중얼거리듯, 흐느적대는 목소리로 말합니다.)
…근데 배양기에서 나오면 보통 알몸 아닌가…
 
11:57PM김솔음:아, 알몸이 좋아?
그럼 지금 벗고.
 
11:58PM백사헌:아, 아뇨…!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예요.
 
12:00AM김솔음:별 게 다 궁금하다.
네 옷 중에서 골라 입었어. 근데 좀 짧더라.
 
12:01AM백사헌:무슨, 우리 키 차이 별로 안 나거든요?
 
12:04AM김솔음:농담이야.
(손을 뻗어 살짝 자국이 남은 사헌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집니다.)
 
12:06AM백사헌:……
(익숙한 애정 어린 손길에 마음이 살짝 들뜨면서도, 온전히 기뻐할 수 없는 듯 살짝 시선을 피합니다.)
…그,
…미안해요.
 
12:06AM김솔음:응?
 
12:07AM백사헌:억지로 여기 끌고 온 거요.
…미안하다고요.
 
그 말을 들은 솔음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스칩니다.
 
12:08AM김솔음:너 백사헌 맞아?
충격파 때문에 어디 이상해진 거 아니지?
 
12:09AM백사헌:아이씨, 됐어요!
 
12:10AM김솔음:(구겨진 사헌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콕 찌릅니다.)
네가 웬일로 기특한 생각을 하길래 한 말이야.
 
12:10AM백사헌:……(이마를 문지르며 솔음을 힐끗 올려다 봅니다.)
 
12:11AM김솔음:미안해할 필요 없어.
네 곁으로 데려와준 거잖아. 난 오히려 좋은데.
그리고… 난 너 이해해.
 
12:12AM백사헌:…진짜요?
다?
 
12:12AM김솔음:음…
 
12:12AM백사헌:또 분야에 따라서 다르다고 할 거죠.
 
사헌의 말에 솔음이 피식 웃습니다.
 
12:13AM김솔음:아니, 전부.
전부 다 이해해.
그러니까… 자책 안 해도 돼.
 
12:13AM백사헌:……
(살짝 눈을 굴립니다.)
…혀엉… (그러다 높은 소리를 내며 두 팔을 뻗어 안기듯 솔음의 목을 감쌉니다.)
 
12:17AM김솔음:뭐야, 애교부리는 거야?
 
12:17AM백사헌:보고 싶다길래요.
…싫어요?
 
12:19AM김솔음:아니, 좋아.
(그렇게 말하며 두 팔로 사헌의 등을 힘껏 끌어안습니다.)
하루종일 보고 싶을 만큼.
(그대로 사헌의 얼굴과 목 가까이에 거듭 입을 맞춥니다.)
 
12:21AM백사헌:(간지러운지 몸을 움찔거립니다.)
 
12:22AM김솔음:(쪽쪽. 천천히 목줄기와 쇄골까지 내려가며 지겹도록 키스합니다.)
 
12:23AM백사헌:(웃으면서 솔음을 떼어냅니다.) 아, 그만해요! 간지럽다고요.
저 배고파요. 밥이나 먹으러 가죠.
뭐 먹을래요?
 
12:23AM김솔음:……
 
12:24AM백사헌:나라고 하기만 해봐요.
 
12:25AM김솔음:(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습니다.) 그럼 네가 좋아하는 거 먹자. 토마토 그라탕.
 
12:25AM백사헌:그럼 다음 끼니는 갈비탕 먹어요.
 
12:25AM김솔음:그래.
어지러울 텐데 안아줄까?
 
12:27AM백사헌:됐거든요. 제가 애예요?
아,
근데 궁금한 게 있는데요. 형은 어릴 때……
 
두 사람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주방으로 향합니다.
 
앞으로 이 드넓은 공간 속,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겠죠.
 
이 우주 어딘가에 다른 이들이 남아 있을지,
 
떠나보낸 지구에 도착할 수 있을지, 그런 건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우주선은 그저 두 사람의 삶을 싣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갑니다.
 
끝없는 우주라는 무대 위에서,
 
두 사람만의 이야기도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고 믿으며.
 
 
 
 
 
END.2 스윙바이 랑데부
 
조건: 의식 〈클론 생성: β〉를 완료한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