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나리오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시나리오의 원본 링크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7038884
* 시나리오의 번역본 링크 : https://hihumi.tistory.com/122





-…맞습니다. 시청자의 만족, 그건 언제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지요. 그런 의미에서 짧은 시간에 대한 아쉬움조차 잊게 만든 오늘의 노루 씨는 정말 훌륭한 연출자였습니다.
-그럼 이제 이 감동을 품고 오늘은 조용히 퇴장하도록 합시다.
-명장면이란 괜히 길게 끌지 않는 법이지요.

잘자, 브라운.

(…………)
(백사헌, 왜 안 오지?)

(그래도 룸메이트로서 언질 하나 없이 늦는 건 좀 그렇잖아. 기껏 잠들었는데 새벽에 문 여는 소리 때문에 깨면 약간 화날 것 같은데.)
(…하, 그냥 자고 싶다.)

(……그러는 게 좋겠다. 반쯤 감긴 눈을 마저 감고 잠에 듭니다.)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17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19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나저나 여기는……
(머릿속으로 재빠르게 여러가지 가정을 늘어놓으면서 주변을 둘러봅니다. 불특정으로 빠지는 꿈과 관련된 괴담? 어제 괴담의 후유증으로 발생한 이레귤러?)
(아니면……)


(제3자가 멋대로 나를 괴담에 끌어들였다던가.)
…………
(속으로 깊은……아주 깊은 한숨을 내쉽니다. 백사헌 이자식, 양심 없는 건 처음부터 아는 바였지만 이건 지나치게 뻔뻔한 거 아닌가.)



나한테 무슨 억하심정이라도 있어!?

(상상을 초월하는 정도가 아니라, 뻔뻔함의 새 역사를 쓰는 수준인데.)
(하지만 대꾸는 하지 않고, 씩씩거리며 화내는 백사헌을 묵묵히 지켜봅니다.)

(적반하장으로 탓을 하든 화를 내든 입도 벙긋하지 않습니다. 평온한 눈으로 좁은 새장에 갇혀 있는 백사헌을 쳐다볼 뿐입니다.)

…………
사, 살려줘……! 죽일 놈들은 나 말고도 많잖아! 대신 앞으로 네 미끼 역할이든 뭐든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까!
그러니까, 좀……
……


(움찔, 하며 무심코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섭니다.)

내가 끌어들인 게 아니야.
네가 잘못된 선택을 한 거겠지.

뭘 하기라도 했으면 억울하지라도 않지!!


……하, ……,

최근엔 그다지 나쁜 짓한 것도 없고. 착하게 살았는데요.

너 어제 늦게 들어왔지.
뭐하느라 늦었어?

(솔직히 잘못은 씨, 나보다 개싸패새끼인 니가 더하면 더했겠지.)

또 이상한 물건 주웠다던가.


(못 미덥지만, 자기 사활이 걸렸는데 거짓말할 자식은 아닙니다.)
(케이지로 가까이 다가가 살펴봅니다.)


안 열리네.









반대로 생각해봐. 만약 내가 거기 갇혀 있었으면, 너는 날 꺼냈을 것 같아?



아닌, 데……



다 알면서도, 결국 구해주는 사람… 그게 김솔음이었는데.
지금 이러는 거… 일부러 겁주는 거죠?
도와줄 거면서, 저 시험하는 거잖아요… 맞죠?

전에도 너를 구했고, 지금도 결국 도와줄지도 몰라.
근데 말이야.
너를 구했을 때, 내가 뭘 느꼈는지 알아?
(입꼬리를 보일듯 말듯 올리며 철창에 바짝 붙습니다.)

그런 거 보면… 도파민이 확 돌거든.
그러니까 지금도 궁금해.
널 언제 꺼내주면 가장 재밌을까?
지금? 아니면, 무너지는 순간까지 좀 더 기다려볼까?


(문제는, 나도 이걸 어떻게 열어야 할지 모른다는 건데.)
말이 없네.
그래, 혼자 생각할 시간은 줄게.
내가 왜 널 꺼내야 할지… 그 이유, 잘 좀 찾아봐.




(가깝게 허리를 숙이고 더 자세히 살펴봅니다.)


(손가락 집어넣으면 물릴 것 같다…… 일단 조금 진정시킨 후에 풀어주기로 합니다. 아무런 정보 없이 괴담 속에서 무턱대고 행동하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기도 하고.)
(그럼 이제 남은 선택지는,)

(가장 왼쪽 문으로 다가갑니다. 무언가 튀어나오면 피할 준비를 하면서, 천천히 문을 엽니다.)

(어쩔 수 없지. 책장을 먼저 살펴봅니다.)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6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관찰 마저 굴려도 됩니까?)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29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하아, 아무리 겁을 먹었다지만 괴담 회사 네임드 직원이라는 게 남의 본명이나 함부로 불러대고.)
(나가서 보자.)
(아무튼 이 정보도 확실히 기억해둔 채로 이번엔 책상 서랍을 열어봅니다.)


나 왔는데. 살 궁리는 좀 해놨어?


못 나가고 있는 건 주임님도 똑같…,

(왼쪽 방에서 찾아온 것들을 꺼내듭니다. 책부터 종이까지 수북합니다.)
벌써 이만큼이나 조사한 나랑 아무것도 못 하고 거기 갇혀 있는 너. 어느 쪽이 굽혀야 할지는 명확한 것 같은데.



그걸 알아채기 전에 저를 버리면 곤란하실 텐데요.

(블러핑인가?)
(심리학 굴려봅니다.)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백사헌이 그럴 리 없는데.)
혹시 너……




(강아지에게 다가가 쪼그려 앉습니다.)







그럼 너 먼저 죽여야 되는데.


뭘 믿고 그렇게 자신만만한 건지.


정확히 말하자면, 원래는 없었는데 여기 들어오면서 생긴 거죠.


한 명한테는 자유를, 다른 한 명한테는 결정적인 열쇠를……그래야 공평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넌 그동안 내가 탈출한 괴담들이 다 공평했을 거라고 생각해?

…그렇다고 완전히 무시할 순 없잖아요.
작은 단서 하나가 마지막 열쇠가 되는 경우, 꽤 있었던 것 같은데.

…좋아, 그럼 네 말대로라면 그게 마지막 열쇠인지 아닌지는 곧 알게 되겠지.
그 대신, 쓸모 없으면 바로 버릴 거니까 기대는 하지 마.

(하아… 주말을 앞두고 이게 뭔 고생이냐.)




(그래도 쓰다듬으면 물 것 같다. 괜히 건드리지 않기로 합니다.)

그러다 물려요.



(그래도 괴담 속 생물(로 추정되는 것)에게 접촉하지 않는 건 옳은 판단 같습니다. 강아지를 내버려두고 가운데 방으로 들어갑니다.)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11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어떻게 꺼낼지가 관건인데……)



같이 다니고 싶어?


여기는 위험하니까 들어오지는 말고.
(일단 열쇠가 있다는 걸 확인한 것만으로 수확이긴 합니다. 방문을 닫고 나가 강아지 앞에 천천히 쪼그려 앉습니다.)


안 물 거지?


믿을게.
(손을 뻗어 강아지의 이곳저곳을 살펴봅니다.)

(갑작스러운 터치에 기겁하듯 바동거립니다.)






언제까지 개새끼랑 놀고 계시게요.
시간 낭비 하지 말고…… 빨리 좀 꺼내달라고요.

(백사헌 저 자식, 겉으론 초조한 척하지만 눈빛은 전혀 몰린 사람 같지 않아.)
(생존 앞에선 누구보다 민감한 놈인데 저렇게 여유로울 수 있다고? 뭔가 숨기고 있나?)
그래. 그럼 꺼내줄 테니까 펜 넘겨.

솔직히 이게 제 마지막 보루나 다름 없는데. 열쇠라도 눈앞에 가져와서 보여주셔야 교환이라도 하죠.





괜찮은 협상 같은데? 그 펜이 정말 중요한 물건이라 해도, 어차피 거기 갇혀 있는 네가 쓸 방법은 없잖아.

……그래도 이건, 못 줘요.


이걸 내놓으면, 내가 가진 유일한 기회마저 없어지는 건데. 미쳤다고 그걸 그렇게 쉽게 내놓겠어요?!
볼펜을 얻은 주임님이 절 버리고 가면? 끝이잖아요……!!




분명 저 개새끼도 평범한 개는 아닐 거고…
주임님이 쓸모 없으면 버린다면서요?! 어딜 봐도 저 개새끼 쪽이 쓸모 없잖아요!! 시끄럽게 짖기나 하고!!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습니다.)
너, ……
혹시 질투하냐?


설마 아까 네가 한 얘기를 까먹은 건 아닐 테고. 너, 그렇게 머리 나쁘지 않잖아.






열쇠는 가위로 꺼내오든가 할 테니까.



(백사헌이 아무리 인성 쓰레기라도 이렇게까지 성가시지는 않았는데……)
(역시, 뭔가 이상해.)
(조금 날카로워진 눈으로 주변을 둘러봅니다. 뭔가 더 단서가 없을까?)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7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이디어 굴려보겠습니다!)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5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결국 쓸모는 백사헌보다 강아지가 먼저 찾았다는 소리네.)
(강아지를 보면서, 굽힌 한쪽 무릎을 바닥에 대어 몸을 낮춥니다.)



혹시 괜찮다면 저 틈 사이로 한번 들어가줄래?
무리하게 시키고 싶진 않은데, 지금은 너만 믿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왕!

(진짜 기특해서 눈물 날 것 같다. 강아지를 쓰다듬어줍니다.)






(무릎을 툭툭 털고 일어나 백사헌 앞으로 갑니다. 그리고 눈만 움직여 위아래로 훑어봅니다.)


진짜 백사헌 맞아?

그럼 제가 누군데요!?

근데……
(순간 빠르게 철창으로 손을 집어넣어 백사헌 멱살을 잡고 끌어옵니다.)




보통 이쯤되면 걔는 쫄아서 저절로 입을 다물거든.


그게 제일 생존에 유리한 걸 아니까.


쓸데없이 강아지 죽이라고 에너지 쓸 놈도 아니거든. 차라리 신경을 끄면 껐지.
죽인다고 자기가 살아나는 것도 아닌데. 안 그래?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요.

(백사헌을 내팽개치듯이 뒤로 밀치고는, 가지고 있던 종이 한 장을 뿌립니다.)




이런 씨, 차라리 꺼내주기 싫으면 싫다고 하든가! 갑자기 왜 지랄인데요……!!





수고했어.
(홱 몸을 돌려 두 번째 방으로 갑니다.)

김솔음!!!!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33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여기서 같이 나갈래?


(잠시 힐링을 즐긴 후, 책상으로 갑니다. 언젠가의 기억이 떠오를 듯한 도끼에서는 의도적으로 시선을 돌린 상태로.)

여기에 바치라는 건가?
(중얼거리며 조각상을 바라봅니다.)

(백사헌이었으면 여기서 냅다 강아지를 던지고 지 혼자 나왔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 있나. 딱 좋은 대용품이 있는데.)
(가위를 꺼내들어, 가짜가 적은 이름을 중심으로 종이를 자릅니다.)

후…… 후.
(총 세 번.)

(넋이 빠져나가는 느낌인데. 괜찮겠지……)


(살짝 웃으면서 조심스레 강아지를 안아듭니다.)


조금만 참아.


이제 곧 끝이니까.



미안한데 나 잠깐 급한 일이 있어서.
(급히 침대에서 일어나 백사헌의 방으로 쳐들어갑니다.)



……(자신이 했던 말을 떠올립니다. 백사헌은 눈도 못 마주치는 주제에 내 비위 맞추려고 설설 길 놈이라고. 그게 제일 생존에 유리한 걸 아니까.)
(이제야 강아지가 자신의 손길에 벌벌 떨면서도 귀여운 척 치댔던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기겁하며 뒷걸음질로 물러나다가 책상에 부딪힙니다.)



……


(개운하다는 표정으로 말하면서 떨어집니다.)

예에……


무,
무슨 소리하시는 건지 전혀 모르겠는데요. 개꿈 꾸신 것 같은데……


(물론 살려고 한 짓이니까 후회는 없다. 그래도……)
(…………)
(하, 씨. 토 쏠려……)



(경련이 나도록 입꼬리를 끌어올립니다. 김솔음 개자식, 분명 강아지한테 다정했던 것도 다 연기였을 거야 소름돋는 새끼……)

그래서.
말로만?

뭐. 부드러웠다던 털이나 더 만지게 해드려요? (비아냥거리는 투로 말합니다.)


(질색)

너, 오늘 일정 있어?

세탁소에 잠깐……

씻고, 옷 입고 나와.






……
…
